유기견
유기견
  • 오형칠
  • 승인 2020.09.0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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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석 100세 일기는 내 단골 칼럼이다. 이번 제목은 `애견호텔이라면 좋겠지만`이다. 사진 속에 있는 현대식 건물에 수백 마리나 되는 유기견, 잠자는 녀석, 어슬렁거리는 녀석, 멍하게 서 있는 녀석, 앉아 있는 녀석 등 다양하다. 개는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 유기견이 됐다. 건물 모양은 개 호텔 같지만, 아니다. 이는 군산시 유기견보호소로 지난 2018년에 개소했다. 당시 인근 보호소에서 보호하던 유기견 35마리, 지금은 식구가 늘어 700마리가 됐다. 놀라지 마라. 개를 위한 잔디밭, 수영장, 온돌, 난방시설까지 갖췄다. 이 시설이 알려지자, 개를 버리는 사람이 급증했다. 마침내 800마리가 넘자, 어쩔 수 없이 15마리를 선정해 안락사를 시켰다.

 인간이 개를 키우는 이유가 무엇일까? 주인에게 충성하고 기쁨을 주기 때문이다. 사람이 애완견을 버렸다는 말은 있지만, 애완견이 주인을 버렸다는 말은 없다. 가끔 TV 고발 프로그램에서 개 학대하는 장면을 본다. 그렇게 얻어맞는데도 주인이 오면 꼬리 친다. 길거리에 애완견을 안고 다니는 사람은 보통이고, 품속에 넣고 다니기도 한다. 개를 보고 `엄마가 안아 줄게` 하는 사람도 많다. 아무리 개가 사랑스럽다고 해도 어떻게 자식이라고 부를까? 애완견에게 당한 아찔한 추억이 있다. 7~8년 전이다. 집에서 약국까지 걸어 다닐 때다. 아파트 후문을 지나면 농구장이 있는데 그 앞을 지나는데 작은 개 한 마리가 갑자기 나를 공격했다. 개 주인을 가운데 두고 10바퀴 이상 빙글빙글 돌았다. 주인은 개를 잡으려고 애썼지만, 날쌘 그 녀석을 감당할 수 없었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그 자리에 멈췄다. 개도 그 자리에 섰다. 그때 주인이 개 목덜미를 움켜잡았다. 그 후 길을 걸을 때 지팡이를 갖고 다니게 되었다.

 나는 10여 년 전만 해도 개에게 옷을 입히거나 양말을 신긴다고 흉봤다. 지금은 아니다. 어떤 탈북자는 개 옷을 아기 옷인 줄 알고 첫돌 기념으로 사가기도 하고 동물 병원을 일반 병원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들은 그렇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애완견이라는 말 자체가 없고, 한국 사람이 생각하는 가족이라는 개념이 없다. 우리도 20년 전엔 그랬다.

 "주인님, 제발 우리를 버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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