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8:04 (금)
`구나구나 화법`으로 반목ㆍ갈등 치유
`구나구나 화법`으로 반목ㆍ갈등 치유
  • 이문석 지방자치부 부장
  • 승인 2020.09.0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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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석 지방자치부 부장
이문석 지방자치부 부장

 우리의 역사 속에는 한풀이하듯 권력을 남용해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키고 당파싸움으로 국론을 분열시켜 나라를 잃는 아픔을 겪어 왔다. 근세에 와서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지는 듯했으나 `평등, 공정, 정의`라는 민주주의의 꽃은 시들어가고 뜬금없이 연좌제의 부활 조짐을 보이는가 하면 모든 것이 `내로남불`이고 정부 정책의 잘못마저 전 정부 탓, 언론 탓, 국민 탓을 찾는 데만 몰두하면서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사과 한마디 안 하고 있다.

 사과하고 반성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게 그렇게도 어려운 것일까? 그래서 예부터 "한이 많은 사람은 정치를 하면 안 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고 보복은 보복을 낳는 것이므로 보복의 정치는 하지 말라고 정치원로들이 조언을 하고 있다는 것도 새겨들었으면 한다.

 또한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고 남의 탓만 하는 뻔뻔스럽고 역겨운 모습은 보지 않았으면 한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의료계와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모든 국민이 힘들어 하고 있는 이 시점에 의료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밀어붙이겠다는 정부의 태도도 이해하기 어렵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면 해결될 일을 2주가 넘도록 국민을 위기와 불안을 고조시키는 행태에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지만 늦게나마 합의가 됐다는 소식에 반가움을 느낀다.

 의문의 눈초리로 국무위원의 의혹을 묻는 야당의원에 "소설 쓰시네"라고 답을 하는 국무위원을 보면서 이 시대에 우리를 보며 배우며 자라는 다음 세대들에게 무슨 말로 변명할 것이며 또한 부동산 문제도 그동안 23번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ㆍ정ㆍ청이 입을 모아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는가 하면 주무장관은 "영끌"이라는 배워보지도 못한 표현을 쓰며 청년층을 자극하고 모든 통계를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쓰는 오만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죽했으면 재야 진보 논객마저 입만 열면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인들을 향해 "제발 입 좀 닫으십시오"라고 했겠는가? 특히 선출직 지도자에게 부여된 권한 행사는 의무와 책임을 다했을 때 만 이 누릴 수 있는 권한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하겠으며 항상 국민을 무서워하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포용과 리더십을 발휘해 줬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지금 우리는 지구촌이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차감 없이 경청하는 자세는 글로벌시대 리더의 덕목 중 가장 우선돼야 할 일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의 어느 원로 행정학 박사가 교양강좌에서 "모든 선출직을 포함한 리더들이 자화자찬하기 시작하면 소통도 멀어지고 독선에 빠지게 되므로 언제, 어디서나 99% 듣고 1%만 말하겠다는 경청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정치지도자를 비롯한 우리 모두는 왕조시대 임금의 덕목이 `많이 들어주고ㆍ참아내고ㆍ품어주는 것`이라고 하듯이 평소 상대가 뭐라고 하면 "그랬구나" 하고 의견이 다를 때는 "그랬겠구나" 하는 `구나구나 화법`을 활용해 우리 사회가 반목과 갈등이 없는 좀 더 따뜻해지는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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