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셔스 재앙의 시작은 와이파이
모리셔스 재앙의 시작은 와이파이
  • 차상은
  • 승인 2020.09.0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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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은경희중앙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장
차상은경희중앙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장

마다가스카르 옆 인도양의 섬나라 모리셔스(Mauritius) 남동쪽 해안에서 지난 7월 25일 산호초에서 좌초해 배가 1000톤 이상의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킨 일본 화물선(와카시오호)이 결국 두 동강 나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해당 선박이 무선인터넷 신호를 잡으려 육지에 접근했다가 좌초됐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모리셔스는 일본 선박 좌초 피해가 확산되면서 기름유출 해역 인근에서 34마리의 돌고래가 숨지거나 중태에 빠져 발견되자 수도 포트루이스 도심 대성당 앞에서 40년 만에 최대 규모의 분노한 주민 7만여 명이 정부의 기름 유출사고 대응에 항의와 총리 퇴진 시위 관련 해외언론의 사진들이 국내신문에 보도되고 있다. 관광 명승지 섬나라가 기름유출로 생태학적 손실은 주민 대부분이 관광과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데 지대한 영향과 장기간의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2012년 1월 이탈리아 서해안 티레니아해 질리오섬 인근 해상에서 승객과 승무원 4200여 명을 태운 11만 5000톤 규모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가 암초에 좌초돼 프랑스인 관광객 2명과 페루인 선원 1명이 숨지고 적어도 40명 정도가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 당시 AP통신은 선장은 질리오섬 출신인 식당 서빙 책임 웨이터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섬에 접근했다고 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 파리지앵 등은 선장이 섬 가까이 가서 웨이터에게 `봐, 네가 살던 섬이야`라고 말한 직후 유람선이 암초에 부딪혔다고 당시 상황을 보도했다. 그 당시 이태리 시민들을 더 분노하게 만든 것은 승객들이 대피하기도 전에 선장이 먼저 탈출했을 뿐 아니라 배로 돌아가 승객을 구하라는 해안경비대의 명령에도 불복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선장의 원칙 없는 운항경로 관리와 긴급 재난사고에 대한 무책임한 회피는 휴먼에러의 논제에서 회자되는 특이한 사건 일화이다. 공교롭게도 2014년 4월 완도 부근에서 발생한 세월호 사고의 경우도 선장이 먼저 탈출해 이태리 사고와 유사한 형태로 인명손상이 크게 된 원인을 만들었다. 콩코르디아호 사고 후 2년 6개월간 어떤 일이 있었을까. 각종 건축물을 짓고 수백 번 시뮬레이션을 거쳐 배를 똑바로 세우는 데까지 1년 8개월, 보수 작업을 거쳐 바다 위로 띄우는 데 10개월이 더 걸렸다고 한다. 총 비용은 약 1조 5000억 원(11억 유로) 정도 소요됐다고 한다.

모리셔스의 기름유출 사고 관련 국내 언론보도에 의하면 당시 7명의 선원들로부터 "와이파이 연결을 위해 섬에 가까이 붙어 움직였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무선 인터넷 신호를 잡기 위해 무리하게 육지로 붙어 운항한 것이며, 배가 암초를 향해 움직이고 있을 때 선원들이 배 위에서 동료의 생일 파티를 하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한다. 부주의하게 정해진 항로를 벗어나려다 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며, 모리셔스 정부는 화물선을 소유한 일본 해운회사에 손해 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몇몇 선원들이 와이파이를 잡으려고 육지로 무리하게 접근하다 산호초에 좌초됐고 더 큰 불행은 좌초된 후 배가 두 동강이 나서 파손된 연료탱크에서 1000톤 이상의 중유가 유출됐고, 이는 인근 모리셔스 쪽빛 바다를 흑색의 거대한 기름띠로 오염시킨 것이다. 태안 사고 시 한국은 123만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현장을 달려가 10개월간 해상과 해안에 대한 방제활동을 통해 `태안의 기적`을 실현했다. 인구 127만여 명의 모리셔스도 태안의 기적이 이뤄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국내보다 더 열악한 상황이 될 수도 있어 염려가 되지만 일본 선적을 원망하면서도 자국민들의 방제노력에 희망도 걸어본다. 최첨단 전자정보통신 시스템의 이용편리성이 때로는 이렇게 작은 휴먼에러 행태가 소국의 엄청난 대재앙으로 다가오는 것도 우리는 인지하고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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