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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ㆍ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 전가 말라
코로나 재확산ㆍ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 전가 말라
  • 경남매일
  • 승인 2020.09.0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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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 칼럼니스트
이태균 칼럼니스트

 C-19 방역만 생각할 때 미국과 유럽국가들 등 선진국이 동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실패했음이 통계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대체로 성공적인 방역을 했는데, 한국은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발생건수와 사망자 수를 비교해보면 뒤쳐진다. 통계를 보면 한국은 8월 29일을 기준해 1만 9699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323명이 사망했으며, 인구가 한국의 두 배인 베트남은 확진자 약 1040명, 사망자 32명이다. 인구가 비슷한 태국은 확진자 약 3411명, 사망자 58명이다. 인구가 절반인 대만은 확진자 488명, 사망자 7명이다. 한국이 일본의 확진자 약 6만 7264명, 사망자 1264명에 비하면 성공이지만, 일본 역시 서방 국가에 비하면 성공적인 편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서방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성공적인 방역을 하는 요인은 동아시아인이 마스크 착용에 거부감이 적고 볼에 키스를 하면서 인사 나누는 습관이 거의 없다는 사실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하나 더 있으니 동아시아 국가들의 권위주의적 성격이다.

 코로나 위기 초기에 언론은 신천지를 옹호하는 것처럼 비칠까 봐 침묵하는 사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고 박원순 서울시장 등 대선 주자를 꿈꾸는 여권 지자체장들이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경쟁을 벌이면서 방역 행정은 점점 더 고압적이 됐다. 결국 밥 먹을 때와 차 마실 때를 제외하고는 실내외를 막론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괴기한 행정명령까지 내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를 겨냥해 현행범 체포 운운하면서 "공권력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라"고 했다. 섬뜩한 표현인데 그마저도 공정하지 못하다. 이 표현은 수시로 관공서를 점검하는 등 공권력을 무시해온 민노총을 향해 먼저 사용했어야 옳다. 자신도 모르게 정치적 편향성과 반대자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낸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부끄러움도 잘 모르는 모양이다. 국민은 선거로 대통령을 뽑아 5년 동안 권력을 위임한다. 대통령은 그 권력으로 행정부와 사법부의 핵심 자리에 대한 임면권(任免權)을 행사한다.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에게 대통령은 고맙고 무서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정권 사람들은 누가 대통령에게 그 권력을 맡겼는지도 잊은 모양이다. 국민에 대한 책임과 봉사 정신을 가질 필요조차 깨닫지 못하는 모양이다. 수십차례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해 놓고도 실패한 집값 폭등 문제, 한반도에 핵을 폐기하고 평화를 정착하기 위해 시작한 남북정상회담은 3차례의 회담에도 불구하고 원점에서 맴돌고 있는데 또다시 정상회담 타령이다. 현재 시점에서 평가할 때 실패한 부동산 정책과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대통령은 국민에게 솔직한 사과가 우선이다. 코로나 방역문제도 그렇다.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코로나를 다 잡은 것처럼 발표하고 임시공휴일까지 만들어 국민들에게 소비활동을 권장해 국민들의 방역정신을 해이해지게 해놓고, 다시 코로나가 창궐하니 개신교회와 보수층의 광화문집회에 책임을 덮어 씌우기 위해 발버둥이다. 국무총리는 이에 대해 유감이라고 표했는데 정작 문 대통령은 이체유탈식 화법으로 상대방에게 화살을 퍼붓고 있다. 대통령은 진정으로 잘못이 없다는 말인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국회에서 "집값 상승에 대해 정부가 내놓은 안정화 정책에 국민 다수가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 다수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고, 8월 중순 한국갤럽 조사에선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65%가 부정으로 평가했으며 긍정 평가는 겨우 18%였다. 정부의 `부동산 무능`에 불만이 높은 것은 다른 여론조사들도 비슷했다. 세금 폭탄도 부족해 다주택자를 죄인 취급하면서 집값 잡기에 허둥대면서 부동산 정책이 성공적이라면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이나 서방 국가보다 방역을 잘했다고 우쭐할 것도 없고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보다 방역을 못했다고 의기소침할 것도 없다. 특히 K방역에 대단한 비법이 있는냥 자랑할 것도 사실은 없다. 우리는 지금 정부의 강요된 고육지책으로 국민들의 희생속에 C-19에 버티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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