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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의 힘` 삼국통일 위업 달성한 김유신 ②
`차 한 잔의 힘` 삼국통일 위업 달성한 김유신 ②
  • 김기원
  • 승인 2020.09.0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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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
김기원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

 "벗을 사귀는 데는 언제나 정직하고, 용감한 사람을 가려서 사귀어야 한다. 강한 나라, 막중한 책임을 진 국민으로서 공부를 게을리하고 기생방에 드나드니 어찌 된 일이냐. 이 늙은 어미는 조상의 명을 받고 오직 네가 나라를 건지는 대들보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천한 기생에 빠져 세월을 보낸다면 용맹스러운 가야국 조상들의 면목은 무엇이 되겠냐, 네가 기생방에 발을 끊지 않는다면 이 늙은 어미도 너를 자식이라 부르지 아니할 것이다"라고 유신에 타일렀다. 마음의 가책을 받은 유신은 엎드려 어머니의 뜻 따르겠다는 서약을 하자 모자는 차를 두고 손가락을 걸어 맹세했다.

 한편, 애타게 기다리던 기생 천관집 근처에 그림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어느 날 유신은 돌아오는 도중에 말안장에 앉은 채 잠이 들었다. 유신이 탄 명말은 기생 천관집 가까워 가자, 귀에 익은 말발굽 소리에 놀란 천관이 버선발로 뛰어나와 반갑게 유신을 맞자 잠에서 깬 유신을 천관을 뿌리치고 삼환큰칼(三環太刀)을 뽑아 들고 내 사랑하는 말아, 너 때문에 어머니와 약속을 어겼으니 너를 어찌 용서할 수 있으랴!? 큰소리치며 유신이 뽑아 든 큰 칼로 말목을 내려쳐 붉은 피로 적셔있는 땅 위에 주인을 섬기다가 죽음을 당한 명말의 머리가 뒹굴었다. 유신은 돌아보지 않고 돌아갔다. 그 후 유신은 뜻을 세우고 다시 천관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한순간에 미워도, 그리움도, 사모하는 마음이 단념된다.

 그 후 김유신은 백제를 항복 받았고 8년 뒤 고구려를 항복 받아 삼국을 통일했으나, 후원군의 명목으로 들어왔던 당나라가 백제와 고구려 국토를 다 차지하고 신라마저 삼키려는 야망이 깊어지자 김유신은 8년 동안 피나는 전쟁으로 당나라 세력을 물리쳐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했다.

 김유신은 백발이 성성한 노태대각간(老太大角干)으로 삼국통일 성업을 수행한 다음에야 비로소 자신 때문에 목숨을 버린 천관과 살생한 명말을 위해 천관사란 절을 짓고 아미타 삼존불을 모셔 향을 사르며 차를 올려 명복을 빌었다.

 만명 부인이 내리는 차 한 잔의 맹세가 통일신라 천년 역사의 정신적 신념이 됐고 만명 부인의 훈계가 곧 노태대각간 김유신 가문의 차훈(茶訓)이고 가훈(家訓)이 돼 오늘날 전하는 최고의 가훈, 대표적인 차훈으로 전하며 국민정신과 민족의식을 이끌어 준 대표적인 호국정신을 실천한 귀감이다. 오늘에 살아가는 우리의 주변 정세를 한 번 정도 관찰하고 되새김질해 볼 이 시대에 통일의 대안이 없을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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