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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와 시무 7조, 주청은 누가 드리나
경남도와 시무 7조, 주청은 누가 드리나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0.08.30 23: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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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대기자 · 칼럼니스트

경남도정을 두고 이런저런 말이 나돈다. 장안의 화제인 시무(時務) 7조 상소문에 비견하면서다 ▷1조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2조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3조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4조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5조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6조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7조 스스로 먼저 일신(一新)하시옵소서 등을 주청했다. 문체는 왕조시대 임금에게 올리는 경어 투지만 청와대 국민청원 `시무 7조`는 내로남불 등 7가지로 나눠 낱낱이 질타했다.

특히 해당 글의 앞 문장을 세로로 읽으면 "어느 대신은 집값이 11억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현 시세 11%가 올랐다는 / 소리를 지껄이고, 어느 대신은 수도 한양이 천박하니 세종으로 천도를 해야 한다는 / 해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 찬물을 끼얹고/ 법무부 장관인지 국토건설부 장관인지 감을 못 잡은 어느 대신은 전ㆍ월세 시세를 자신이 정하겠다며 널뛰기 한다"는 비판과 감성, "간신이 쥐 떼처럼 창궐, 역병과도 같다"는 수사까지 어우러져 관심을 끈다. 그렇다면 도청노조 등 도청 언저리에서 나도는 상소문은 어떤가.

첫째, 130명에 달하는 임기제 채용을 두고 도정사상 최대 인원이란 수식어만큼이나 도청공무원노조 반발이 거세다. 둘째,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파워그룹 이미지가 강해 업무분장과 추진과정에 혼란스러움이 없지 않다는 평이다. 셋째, 경남산업 체질을 바꾸겠다는 신경제지도의 희미함이다. 비견되는 게 한전공대 신설, AIㆍ수소시범도시ㆍ방사광강속기ㆍ드론ㆍ전기차클러스터 등 호남ㆍ충청권이 추진하는 정부 신산업정책과 달리, 경남은 곁가지로 보인다. 넷째, 상생형일자리다. 광주는 파급효과가 엄청난 자동차공장이 추진된 반면, 도는 창원(진해)에 소재한 주물공장의 밀양 이전이다. 광주자동차공장과는 게임이 안 되는데도 "스마트, 스마트"만 외친다. 다섯째, 교육정책 부재다. 350만 인구 중 전국에서 유일하게 로스쿨과 한의대가 없다. 이와 달리, 부산 의대 4곳, 180만 인구 전북은 의대 2개, 로스쿨 2개 대학이다. 이러고도 청년교육도시 경남이 가능할까. 다섯째 경남도청 직위표와는 달리,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본청기능이 반쪽이다.

혁신과 적폐 강조와는 달리 진주청사 운영에 따른 부작용 사례는 넘친다. 누구 잘못에 앞서 방관하는 게 신적폐란 말이 나온다. 여섯 번째, 조용한 도지사 출퇴근과는 달리 사업소장, 출자출연기관장 의전이 시끌벅적댄다. 5초 내에 차 문 열기, 1m 지근거리 수행, 행사뒤풀이 문제도 불거졌다. 또 취임 전 추진사업 과실만 따먹는 등 자의적 업무역량도 논란이다. 때문에 추천인사까지 거론된다.

일곱 번째, 관문공항 용역결과는 밀양이 적지였다. 하지만 김해확장 백지화가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공항으로 나뉘고 전북공항 추진 등 광역단체 중 경남만 하늘길이 없다. 때문에 사천공항 추진 등 논란이다. 100% 경남해역에 경남항만공사 설립도 기대난이다. 반면 진흥원, 관광재단 등 기관 신설의 당위성과 달리 계륵 우려가 벌써 나돈다. 취임 후 임기 반환점인 현재 민선 이후, 역대 도지사들이 "산토끼(票) 잡으려고 허우적댄 지난 도정을 반면교사 삼아 집토끼(경남)를 위한 도정이 우선"이란 말이 나돈다. 이는 부ㆍ울ㆍ경에 부산 주장만 있고 경남은 없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 같은 상소문을 주청(奏請)드릴 대신(실ㆍ국장)이 누구인지를 두고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준마 꼬리에 붙은 쉬파리와 달리,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흘려듣지 않는다면 경남에도 미래가 있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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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근아 2020-08-31 12:58:45
진짜 너와 달리 경남출신으로 얘기하는데, 너와 똥대구징들만 없어도 경남 벌써 발전했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