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0:33 (토)
팬데믹의 공포와 종교의 변질
팬데믹의 공포와 종교의 변질
  • 김용구 기자
  • 승인 2020.08.25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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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구 사회부 차장

최근 코로나19 감염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세로 접어들었다. 지난 1월 24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지난 2월 29일 813명까지 치솟았지만 정부는 물론 온 국민의 노력이 위기 속에서 힘을 발하며 이달 초 30명대로 감소했다.

최소한 국내에서는 종식은 아니더라도 미국이나 유럽 등이 직면한 국가 마비 사태는 피한 것처럼 보였다. 각종 외신은 연일 K방역을 칭찬하기 바빴으며, 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1위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기점으로 이런 범국가적 노력이 수포가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2차 대유행 조짐에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신천지예수교 관련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을 때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로 다가온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 23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전국에 적용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대변했다.

앞서 해왔던 것처럼 방역 수칙 준수에 동참한다면 또다시 감소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확신이 있지만 끝을 알 수 없는 확산에 대한 불안감도 지울 수 없다.

이런 2차 대유행의 원인으로 이견 없이 코로나 확산의 사각지대로 여겨온 `종교`가 지목된다. 사찰, 성당 등 지역에서 산발적 발생하던 수준을 넘어 특히 개신교를 중심으로 코로나 확산의 공포가 휘몰아치는 중이다.

일부 종교인들의 비도덕적 행위는 국민적 공분을 샀으며 안타깝게도 개신교 전체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사례는 잘못된 믿음에 기인하는 종교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줬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정부는 대면 예배를 금지하는 등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쓰지만 일부 종교인들은 감시의 눈을 피해 모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종교적 믿음에 부합하는 성스러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활동이 타인의 생명과 안전보다 앞설 수 없다.

학창 시절 아버지가 목사였던 단짝 친구는 하나님은 `마음`에 있는 것이라고 늘 얘기하고 다녔다. 종교에 대한 지식이 일천하지만 형식적인 모임에 참여해야만 종교의식을 행할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종교가 혼자만의 안위가 아니라 가족, 이웃 나아가 인류애를 표방하는 것이라면 당장 물리적인 모임에서 멀어짐으로써 종교의 본질에 다가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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