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23:23 (목)
돌고 돌아 드디어 ‘감격의 승리’
돌고 돌아 드디어 ‘감격의 승리’
  • 연합뉴스
  • 승인 2020.08.24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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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승 하기까지 험난한 길

MLB 진출 꿈 한 차례 무산 후

늦은 나이에 도전 값진 승리

숙소도 못 구하고 리그 준비

‘KK’ 김광현(32ㆍ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본격적으로 꾸기 시작한 건 2014년이다.

KBO리그 최고의 라이벌이었던 류현진(33ㆍ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성공을 보며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시즌 개막 전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당당히 밝혔다. 결과는 안 좋았다. 첫 번째 도전은 쓴맛만 남겼다. 김광현의 영입 의사를 밝힌 구단 중 최고 응찰액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200만 달러(약 23억 원)였다. 2년 전 류현진이 기록한 2천573만 7천737달러33센트(약 307억 원)에 비해 1/10도 되지 않는 액수고, 김광현과 SK의 기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서 진행한 샌디에이고와 협상에서 계약에 합의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했다.

김광현의 시련은 계속됐다. 2017년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적지 않은 나이에 오른 수술대. 그는 2016년 SK와 4년간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꿈의 무대를 끝내 포기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해 다시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95억 원)에 계약했다. 미국으로 건너간 김광현은 외로움과 싸웠다. 의사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아 스프링캠프 훈련장에 너무 일찍 도착했다가 숙소에 돌아갔던 사연, 훈련을 마치고 언제 퇴근해야 하는지 몰라 한참 동안 눈치를 봤던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메이저리그는 문을 닫았고, 선수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지난달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가 개막한 뒤에도 어수선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김광현은 팀 사정상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시작했고, 주전급 선수들이 줄줄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23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 데뷔 후 두 번째로 선발 등판했다. 6이닝 무실점 호투. 팀은 3-0으로 승리했고, 김광현은 꿈에 그리던 빅리그 첫 승 감격의 순간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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