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9:06 (금)
이럴 거면 경남도의회 해산하라
이럴 거면 경남도의회 해산하라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0.08.24 0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재근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6월 26일 후반기 의장을 선출한 후, 경남도의회는 집안싸움으로 날이 샌다. 잡스러운 막말 등 파행을 두고 이럴 거면 도의회를 해산하라는 말도 나온다. 발단은 도의원 57석 중 33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의회를 쥐락펴락하려다 되레 당내 분란으로 의총에서 내정한 의장ㆍ제1부의장이 낙선한 후, 어깃장이 계속되고 있다. 현 의장과 제1부의장은 민주당 의총에 불참한 후 출마해 당선된 만큼 당론 배치 등 정당인으로서의 일탈 등 논란 소지도 없지 않다.

이때문에 민주당 당원자격 박탈 등 제명조치도 뒤따랐다. 하지만 정당이 지방의회 의장단 선출에 개입하는 것은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반발도 불러일으켰다. 여기까지는 민주당의 집안 분란이다. 문제는 절대과반에도 민주당이 내정한 후보 탈락은 자성이 요구되는데 반해 의장 불신임안으로 판을 뒤집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물론, 민주당은 의정활동임을 내세운다. 하지만 집단퇴장(기명투표 요구), 단발성 임시회 소집요구 등 난장판도 이럴 수는 없다.

기명(공개)투표는 이탈 표 방지를 위한 확인사살로 읽히는 만큼 `저급하고 낮은 수`여서 지방선거 때 지지한 도민이 되레 쪽팔린다는 반응도 있다. 여기에다 통합당 몫인 제2부의장을 민주당이 차지하는 등 화풀이도 유분수지 망신살도 자초했다. 하지만 이를 기화로 계류 중인 `의장과 제1부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에 대한 의사변경요구는 제2부의장이 사회를 맡아 불신임안 등을 기명으로 단박에 처리하려는 꼼수란 `설`도 나돈다. 이를 두고 선거 결과를 존중하지 않으려는 `패거리정치와 다른 게 무엇이냐`란 비난도 잇따른다.

이 때문에 도민은 뿔났다. 제조업 메카인 경남경제가 녹아내리고 폭염과 홍수피해, 코로나19 등 팍팍한 도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이 감투싸움에 취한 듯해서다. 도의회 정당별 구성은 전체 57명 중 민주당 31명(2명 제명), 미래통합당 19명, 정의당 1명, 무소속 6명으로 민주당이 과반을 넘어 절대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같은 2018년 지방선거 결과에 도민도 놀랐다. 진보의 새물결을 기대하고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는데 의장 선거 결과를 둘러싼 어깃장이 `보수 꼴통`과 다를 바 없이 탁하다. 이를 두고 절대과반을 넘는 민주당 추천 후보의 탈락에 대해 `민주당 몫`이란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사태는 의회 주도권을 쥔 여당(민주당)이 도민을 위한 의정활동보다 개인의 이익과 감투를 나누는 일에 욕심을 부리다 망신을 부른 사건으로 치부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파행 원인으로 지목되는 도의원이 누구, 누구이며 그 원인이 무엇인지란 말도 보태지고 있다. 그렇다고 누굴 탓해서야 쓰겠는가. 무용론까지 나도는 경남도의회, 의원 57명은 `탓`에 앞서 도민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 도민의 삶이 팍팍하고 엄중한 때, 푸닥거리도 유분수이고 쌈박질하는 장마당은 더욱 아니다. 도민을 위해서라도 도의회는 일신해야 한다. 이브의 사과보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의 사과보다, 혁신을 상징한 베어 문 사과, 스티브 잡스가 창업한 애플사과보다 더 위대한 사과(謝過)는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비는 사과다. 가장 발전성이 있는 자(者)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게 사과다. 이를 통해 통섭의 리더를 기대한다. 도민과 먼 거리인 의회 운영, 이럴 거면 차라리 해산하라는 말이 나돈다면 쓰겠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