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5:30 (목)
전쟁 중에는 정쟁도 중단한다는데…
전쟁 중에는 정쟁도 중단한다는데…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0.08.20 0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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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54일간의 역대급 긴 장마에 이어 찌는 듯한 폭염이 우리의 일상을 힘들게 한다.

코로나19는 긴 장마가 끝이 나자 2차 대유행을 예고하고 있다. 지친 삶을 더욱 지치게 하는 일상의 역습이다. 2020년은 폭망의 해 인가보다. 신입생은 온라인 수업 등 비대면 수업 환경으로 꿈꾸던 아름다운 학창 생활은 지난날의 이야기다. 유유자적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꿈꾸던 은퇴자는 방구석에 갇힌 신세가 됐다.

기업은 기업대로, 자영업자는 자영업자대로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거의 빈사 상태이다. 노동자도 실직 위기에 내몰려 있고 청년 취업자의 일자리 확보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국민이 감염병과의 전쟁을 벌이고 기후에 고통을 받는 가운데에서도 우리 정치권은 여전하다. 전쟁 중에는 정쟁을 중단하고 구국의 정신으로 힘을 결집한다는 데도 정치권은 여전히 정쟁 중이다. 정치권은 `코로나19`와의 전쟁은 `국난 극복 전쟁`이라고 외치면서도 전쟁 승리를 위한 국민과 사회 통합은 외면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인을 감염시키고 죽음의 공포를 몰아가고 있는데도 세계 각국의 정치지도자와 측근들은 정권 유지에만 몰두하고 있다. 권력ㆍ정권보다 인류애가 먼저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정쟁에만 사로잡혀 민생의 고통은 외면하고 있다.

과거 감염병 전파의 주체는 교회 등 다중집합체였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종교와 정치는 다중을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선전ㆍ선동 등 전개 과정도 닮았다.

150만 명의 군중이 참가한 히틀러의 광장 연설이나 수만 명이 참가한 사랑제일교회의 지난 광복절 연휴 서울 도심 집회는 선동의 장이었다. 다중 집합은 결국 2차 대유행 예고를 낳았다. 여기에다 정치 행사는 코로나19 속에서도 여전하다. TV 연설로 대중적 인기를 끌어 꿈을 이룬 케네디 대통령 이후 대중매체를 활용한 정치 모델이 등장했는데도 정치권은 여전히 구태의연하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시대는 물론 코로나19 이후 시대는 지금과는 달라야 하고 달라져야 한다. 과거의 대박의 꿈도 버리고 백 년 가게를 일구듯 켜켜이 일상을 쌓는 여유와 느림으로 체질화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과거 빨리빨리 문화에 물들어 대박 꿈을 꾸고 조급해하는 잘못된 문화가 체질화됐다. 인간은 때로는 강태공의 낚시질처럼 세월을 낚는 여유와 지혜도 필요하다. 정치도 정도를 지켜야 한다.

올해 우리나라는 세계 행복 지수가 61위이다. 1위는 핀란드, 2위는 덴마크, 3위 스위스, 4위 아이슬란드, 5위 노르웨이, 6위 네덜란드 등 상위권이 모두 유럽 나라이다. 미국은 18위, 대만은 25위, 싱가포르 31위, 중국 94위. 아프가니스탄 153위 순이다. 한국은 지난 2016년 58위, 2017년 56위, 작년 54위였지만 올해는 7계단이 내려 간 61위이다.

UN이 정한 세계 행복의 날(3월 30일)은 세계 150여 개국을 대상으로 기대수명, 선택의 자유, 관용, 부정부패, 사회적 자유 등정해진 기준에 따라 평가한다. 행복 지수가 높은 유럽권을 고등학교까지의 정규과목에 행복 수업이 있다고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내 감정 찾아보기`, `상대방 감정 유추하기` 등이라고 한다. 행복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을 잘 들여다보기가 중요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유일 분단국가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정치권은 분단의 상황조차도 정치에 활용한다. 정치인이 국민에게 주는 폐해는 심각하다. 정치인 출신의 장관들과 사회단체장들은 국민을 위한 정책, 단체운영보다는 진영을 위한 모습을 보여 국민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다.

구국의 모습이 아니라 국론분열의 모습이어서 아쉽다. 정치 행위는 국회에서 만으로 족하다. 이제 행정은 전문행정가에게 맡겨 국민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 정치인 출신 관료의 행정의 정치화 때문에 감염병 시대에 행정까지 국민에게 외면을 받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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