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일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은 희곡집을 출판해 코로나 정국으로 주춤해진 연극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이종일 집행위원장은 연출가이자 극작가로 1983년에 창단한 극단 입체에서 작품 활동을 왕성히 해오며 거창에 한국 최고 야외연극축제인 거창국제연극제를 태동시킨 주역이다.

이 위원장의 작가의식은 그의 가족사에서 관통돼 온 일제강점기와 분단시대의 이데올로기의 폐해， 집단 권력의 폭력과 그것에 희생되는 개체의 사회적 비극성과 휴머니즘， 물신주의에 허물어지는 허약한 인간성 등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번에 출간한 `이종일희곡집Ⅰ`은 일제식민지 시대 상황에 허물어지고 이념에 파괴된 가족사를 다룬 `조선료리집 판문점`， 물신주의에 희생되는 인간운명을 그린 `밀항선`， 악의 종말을 고발한 `종각이 있는 공원`， 재불(在佛)화가의 치열한 예술혼을 투영한 `노르망디에 핀 쑥부쟁이`， 징 울음 잡는 대정이의 집념을 파헤친 `토굴뱅이` 등 5편의 작품이 엄선돼 실려 있다. 그가 40여 년 동안 막을 올린 연출작품은 80여 편이 되는데， 연출 작업을 하면서 텍스트인 희곡을 분석하다보니 희곡이 연극의 생명임을 알게 됐으며 때마침 동서희곡문학지에 희곡으로 등단하게 됐다.

연극에 다재다능한 이종일집행위원장은 "자기의 희곡이 역량 있는 연출가를 만나 내년부터 반드시 거창국제연극제무대에서 많은 관객에게 선보일 감동의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