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3:17 (토)
긴 장마 제방 붕괴 ‘더 긴 4대강 논란’
긴 장마 제방 붕괴 ‘더 긴 4대강 논란’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0.08.10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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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피해는 4대강 공사 때문

“홍수 피해 줄였다” 상반 주장

문 대통령, 보 영향 조사 지시

치산치수 두고 갑론을박 확산

장마로 인한 제방 붕괴를 두고 4대강 때문이란 주장과 4대강이 홍수피해를 줄였다는 상반된 주장이 제기되면서 ‘치산치수’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ㆍ온라인 등에서는 “4대강 사업을 제대로 진행했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치수 관리 대책을 종합 재검토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기록적 폭우로 섬진강 범람 등 막대한 재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과 관련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의 홍수예방 효과에 대한 논쟁이 이번 집중호우로 다시 불거지자 이에 대한 분석을 지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섬진강 일대 홍수 피해를 발생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는 ‘4대강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논쟁은 지난 6일부터 장마가 계속되는 동안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등 4대강 본류에서는 상대적으로 홍수 피해가 적었던 반면 섬진강은 7~8일 이틀간 집중된 호우로 제방이 무너지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9일 새벽 창녕 이방면의 낙동강 둑 일부가 무너지면서 한편에선 “4대강 사업이 물난리의 원인”이란 주장도 제기되면서다. 이와 관련, 마창진 환경운동연합은 강 사업 영향으로 낙동강 제방이 붕괴됐다는 주장이다. 폭우로 합천창녕보를 중심으로 상ㆍ하류 구간 수위 차가 30㎝가량 발생하면서 수압이 증가해 제방이 붕괴했다고 분석했다. 붕괴한 제방은 합천창녕보 상류 250m 지점으로, 합천창녕보로 인한 수압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간이라는 것이다.

이와 달리, 강 사업에서 제외된 섬진강은 7ㆍ8일 이틀간 집중된 호우로 제방이 무너지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를 두고 강 사업이 창녕 제방붕괴 원인이란 주장은 다소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섬진강은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과 함께 ‘한국의 5대강’이지만 MB정부 때 강 사업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관계자는 “당시 환경단체 등의 반대가 심해 강 사업에서 제외됐다”며 “장마 이후에 제방을 손보고 제방 도로를 건설하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낙동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보가 홍수 피해에 미친 영향은 당장 알 수 없다”며 “둑 관리 주체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국토부와 환경부 등 관계 기관이 추후 정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창녕ㆍ함안 지역은 과거 낙동강 범람으로 피해가 잦았으나, 4대강 사업 이후 홍수 피해는 처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4대강 사업 이전, 남지, 도천, 길곡, 수산, 삼랑진 등 낙동강변 동네는 잦은 홍수 피해를 당했고 마을 ‘물 침수’도 잦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물관리 따로, 시설관리 따로 이뤄져선 안 된다”며 “하천 시설 관리 권한은 국토부, 물관리 권한은 환경부가 맡은 이원화의 문제를 지적, 하천은 제방을 쓸고 지나가기 때문에 언제나 관리를 해야 하는 부분이고, 정부는 하천과 시설 관리를 일원화해서 종합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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