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입는 옷이요 제 손을 거치면 ‘신상’이 됩니다”
“못 입는 옷이요 제 손을 거치면 ‘신상’이 됩니다”
  • 박성렬 기자
  • 승인 2020.08.06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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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촌(村)살이
옷가게 운영 배서희 씨

13년 전 정착 ‘해피하우스’ 운영
의상 판매ㆍ수선ㆍ리폼 모두 가능
의상 디자이너 겸업 포부도 키워
10년넘게 탁구 동호인 활동
동대문 시장서 점포 운영 경력
13년차 귀촌인 배서희 씨가 최근 남해읍에 여성복전문점 ‘해피하우스’를 열었다. 배서희 씨는 서울시 동대문종합상가에서 잔뼈가 굵은 의상전문가다.

청정 보물섬 남해군 남해읍 화전로 67-1(남변리 378-4).

남해군청 입구 데일리커피숍 옆, 뚜레쥬르 길 건너에 자리 잡은 ‘해피하우스’. 남해읍 일대에서 사라지는 것은 ‘옷 가게’요, 생기는 것은 ‘카페’인 이 마당에 새로 여성복 전문점이 문을 열어 화제다.

‘옷 가게들이 하나씩 하나씩 사라져 가는데 이곳은 새로 문을 열었네?’ 기자의 머릿속에 궁금증이 일었다. 이에 때맞춰 들려오는 “귀촌하신 분이 운영하는 가게”라는 또 다른 소식.

‘해피하우스’를 연 사람은 어디서 어떤 사연을 갖고 남해로 들어온 것일까? 또 옷 가게를 유지할 만한 사장님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기자는 해피하우스를 운영하는 배서희 씨에게 전화를 걸어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리고 이달 초순에 배서희 씨의 옷 가게에서 그녀를 만나 그녀의 인생과 해피하우스의 경쟁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기자와 마주 앉은 배서희 씨는 자신이 남해에 내려온 지 13년이 되었노라고 말했다.

이미 남해에 섞여 남해군민으로서 상당한 이력을 쌓았을 만한 시간이 흘렀고 때문에 서희 씨를 ‘귀촌인(歸村人)’으로 소개하기에는 사실 좀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그런들 어떤가? 그녀는 서울에서 남해로 내려와 십여 년을 정착해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귀히 여김을 받을만한 ‘남해 귀촌인(貴村人)’이 아니겠는가.

 

손님과 옷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배서희 씨.

◆ 동대문시장에서 잔뼈 굵은 의상 전문가

대한민국의 패션 중심지 서울특별시 동대문종합시장. 배서희 씨는 이곳에서 오래 동안 자신의 점포를 운영했던 의상 전문가다.

대학 의상학과 학생들이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수없이 드나드는 동대문 샘플실 가운데 배서희 씨의 가게 ‘패션 아리’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샘플실은 디자이너들이 가져온 그림이 실제 의상으로 만들어지는 곳이에요. 디자인이 실제 옷으로 만들어지기 전에 의복 본을 뜨는 패턴 작업과 가봉을 통해 착용 가능한 시제품이 나오는 전 과정이 샘플실에서 이뤄지죠.”샘플사로 경력이 쌓이며 그녀의 실력도 함께 성장, 대학에서 의상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찾아오면 함께 일 하는 것을 넘어 가르치는 수준에 이르렀다. 수많은 의상 디자인을 눈으로 보고 직접 옷을 만드는 작업을 이어가다 보니 옷을 만드는 과정은 물론 좋은 옷을 보는 안목까지 갖추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

샘플실을 운영하던 서희 씨는 자신의 의류 점포를 열게 된다.

“샘플사로 오래 일하다 보니 의상 디자인부터 패턴작업, 의상 제작까지 옷에 대한 모든 것들이 가능해지더군요. 그래서 여성복 전문점 연희 패션을 열어 제가 직접 디자인 하고 제작한 옷들을 팔았죠. 음악에 비유하자면 가수가 작사ㆍ작곡까지 다 하는 ‘싱어 송 라이터(singer-song writer)’가 된 거죠.” 연희 패션을 열고 몇 년 후. 오랜 서울 살이에 지친 그녀는 귀촌을 생각한다.

“그때 떠오른 게 남해였어요. 실은 어릴 때 남해에서 살면서 미조면 미조초등학교에 다녔었거든요. 초등학교 졸업 후 서울로 전학을 가게 됐고요. 귀촌을 생각하다 보니 어린 시절을 보냈던 아름다운 남해가 생각나더라고요.” 그렇게 서희 씨는 유년 시절의 기억이 묻어있는 남해로 돌아왔다. 지난 2007년에 있었던 일이었다.

 

배서희 씨는 귀촌 직후 탁구에 푹 빠져 전국대회 우승을 했을 정도의 실력을 갖췄으며 현재 탁구 지도자로 활약 중이다.

◆ 탁구 배워 남 주기… 탁구대회 우승

남해로 내려와서 서희 씨가 푹 빠진 것이 있었으니 바로 탁구다.

“지인을 통해 탁구를 만나게 됐고 벌써 10년 넘게 탁구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탁구는 기초가 중요하기 때문에 처음 몇 년간은 레슨만 받았죠. 꾸준히 연습 하니까 실력이 늘어 2015년에는 산청전국오픈탁구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우승한 적도 있었어요.” 배서희 씨는 비록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은 없었지만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탁구 지도자가 됐다. 2015년 고향인 미조초등학교 자원봉사로 탁구 지도를 시작한 그녀는 이제 당당히 교육지원청에 소속돼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다.

배서희 씨는 “자격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사람을 선발해 주신 교육지원청에 감사드립니다”며 사의를 표하고 “저는 학생들에게 탁구를 가르치는 일이 좋아요. 학생들도 잘 따라주고 있고요. 어릴 때 배구를 했었는데 아마 과거 배구를 했던 경험과 동대문에서 다년간 대학생들과 일했던 경험이 맞물려 자연스레 내 기술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훈련이 돼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배서희 씨는 앞으로도 자신이 가진 재주를 이웃과 나누며 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해피하우스는 의상 판매는 물론 수선과 리폼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 의상 판매ㆍ수선ㆍ리폼 모두 가능

남해에 들어와 탁구에 빠져 산지 어언 13년, 그녀는 최근 옛 특기를 살린 사업체를 열었다. 기사 서두에 언급한 남해읍 화전로 67-1(남변리 378-4). 남해군청 입구 데일리커피숍 옆, 뚜레쥬르 길 건너에 자리 잡은 ‘해피하우스’가 바로 그 것.

해피하우스는 의상 판매는 물론, ‘수선과 리폼까지 가능한 여성복 전문점’이다.

“지난주 월요일(7월 20일)에 가게를 오픈했어요. 저희 해피하우스의 경쟁력이라면 편하고 실용적인 의상, 그리고 수선이 필요할 경우 의상 구입부터 수선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는 점이죠. 리폼도 가능해요. 안 입는 아빠 남방이 제 손을 거치면 짜잔~~ 어린이 원피스로 변신하는 거죠. 안 입거나 못 입게 됐는데 버리기에는 아까운 옷이 있으면 가져오세요. 원하시는 데로 변신시켜 드릴게요. 아참. 옷을 구매하시면 수선은 무료로 해드려요.” 서희 씨는 해피하우스에서 ‘의류업계의 싱어 송 라이터’에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이다.

그녀는 “지금은 기성복을 판매하고 있지만 자리가 잡히면 저만의 옷을 만들어 선보이고 싶어요. 이제 시작한 옷 가게지만 판매, 수선, 리폼 모든 것을 제 힘으로 할 수 있으니 힘들어도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기자는 이같은 배서희 씨의 목표가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판단한다.

기사 작성 과정에서 패션 디자이너가 아닌 의류 업계 종사자 가운데 디자이너로 외도해 성공한 인물들이 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피에르 발망, 뤼시앙 를롱, 장 파투 등이 패턴사 출신 디자이너라고.

이에 배서희 씨가 가까운 장래에 자신의 브랜드를 단 의상들을 선보일 수 있게 되기를, 더 나아가 그것이 남해의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기를. 기자는 간절히 바라며 응원한다.

한편, 해피하우스 이용과 관련한 내용은 배서희 씨(010-2478-3298)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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