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여당과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
무서운 여당과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
  • 경남매일
  • 승인 2020.08.04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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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 칼럼리스트

대한민국의 국정 최고 책임자는 대통령이다. 그러기에 대통령은 국론분열이나 국민통합에 방해되는 일이 생기면 조정자로서 역할을 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진영논리를 떠나 가감히 대통령이 직접 나서거나 아니면 내각을 통해서 시정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여권에선 상식 밖 주장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온다. 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다주택자들과 관련, "집을 사고팔면서 차익을 남기려는 사람들은 형사범으로 다뤄야 한다"고 했다. 소 의원은 논란이 일자 '다주택자'가 아니라 '차익을 남기려는 사람'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역시 황당하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2014년 새누리당 대책 때문에 집값이 폭등했다"고 한다. 자신들의 22번의 부동산 대책이 다 실패했는데 무슨 소리인가. 이러다간 여당에선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 때문에 집값이 폭등했다는 주장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왜 대통령은 여당 국회의원들의 헛소리를 듣고도 아무 말이 없는가.

과거 여론조사 자료를 보면 국민의 '부동산 욕망'은 노무현 정부 때 불타올랐다. 한국갤럽의 2001년 조사에선 '가장 유리한 재테크 방법'으로 은행 적금(59%)이 부동산(26%)을 압도했지만, 노무현 정부 후반인 2006년 조사에선 부동산(54%)이 은행 적금(28%)을 크게 앞섰다. 노무현 정부 들어 집값 폭등으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다. 이러한 통계가 있는데도 정부와 여당이 진보정권의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남 탓으로만 돌릴려고 하는가. 정책 실패에 눈 감은채 진영논리로 자신들의 과오를 덮을수는 없다.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嚴正)하게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따랐던 검찰총장은 지금 무슨 일을 겪고 있는가. 따르던 후배들은 옷을 벗었거나 원도(遠島)에 유배(流配) 처분을 받았거나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박 전 서울시장의 고소 관련 정보를 가장 먼저 접하고 권력 상부(上部)로 유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곳은 수사 주체인 서울중앙지검이다. 그런데 중앙지검장에 대한 수사나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검장의 심복이란 정진웅 형사1부장은 검언유착 수사를 두고 무리수를 두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 부장의 오버액션은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수사지휘라인에서 배제시키는 장관지시가 있을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정부여당에 미운털이 박힌 검찰총장은 대통령의 말만 듣고 그대로 실천하며 마음을 읽지 못한 죄(罪) 때문에 온갖 압력에 시달리며 사실상 식물총장이 되고 말았다. 총장의 말대로 정치에 무감각한 것이 원죄가 아닐까.

여당 의원들의 저열한 언사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가뜩이나 부동산 시장 혼란으로 불안과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 뿐이다. 벼락치기식의 여당 단독으로 처리한 임대차법 개정을 전후해 시장에선 전세 물건이 사라지고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 새로 집을 구하는 세입자들은 전세를 못 구해 발만 구르고, 불분명한 규정들로 인해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졸속입법으로 시행시에 많은 부작용이 속출될것으로 전망된다.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임대차법 개정이 과연 누굴 위한것인지는 두고 볼이다.

느닷없는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주장에는 어안이 벙벙하다. 2004년에 헌재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했기에 개헌없는 행정수도 이전은 사실상 공염불이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충청권 행정수도 건설’ 공약으로 대선에서 재미 좀 봤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국토균형발전을 내세웠지만 정부의 일부 부처만 세종시로 옮기고 청와대와 국회가 서울에 있다보니 길거리 국장, 카톡 과장이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 부작용을 낳고 말았다. 18년 전이나 지금이나, 국가 명운을 좌우하는 수도 이전을 자칭 진보개혁세력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한다는 건 비극이다. 진정 국가균형발전을 원했다면 수도 이전이 아닌 다른 길을 모색해야 했다. 2022년 3월에 실시될 대선을 앞두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면서 인위적으로 행정수도를 옮겨야 할 이유는 없어 보임으로 여당의 대선 전략에서 나온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정부여당 핵심인사들의 말대로 수도를 세종시로 옮긴다고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진정으로 잡히겠는가.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여당의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조직 개발 전문가 존 밀러가 쓴 책 '바보들은 항상 남의 탓만 한다'를 보면 "바보들의 대표적 증상은 남 탓으로 돌린다는 것"이라며 "과오를 저지른 사람들이 먼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기는커녕 핑계와 무책임으로 일관한다"고 했다. 그는 "국가 지도자들이 갈등의 원죄를 덮어씌우는 것은 국가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정부여당의 국정 책임자들이 새겨들길 바란다. 빈대 몇 마리 잡기위해 초가삼간을 태울수는 없다. 행정수도 이전은 여론을 충분히 수렴한후에 결정해야 할 것이며, 지금은 행정수도 이전을 논할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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