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00:27 (목)
김해시에 담긴 슬로시티의 면모
김해시에 담긴 슬로시티의 면모
  • 김용구 기자
  • 승인 2020.08.03 0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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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구 사회부 차장

2천 년 전 금관가야의 도읍이었던 김해시는 어딜 가나 여유로움이 가득하다. 구도심 한복판에는 다른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가야유적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와 인접해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해반천도 시간이 멈춘 듯 평화롭게 흐른다.

이 하천을 따라 조성된 경전철은 두 량으로만 운행돼 자연경관을 크게 해치지 않으며, 가야문화를 담은 역사는 주변과 조화롭기까지 하다. 지역 주요 도로인 김해대로 옆에는 한적한 호수가 있는 연지공원이 들어섰다.

눈길을 돌려 장유지역으로 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역 대표 명소인 대청천ㆍ율하천은 물론 크고 작은 공원이 주거지역을 틈틈이 비집고 들어가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런 도시 곳곳을 거니는 시민들의 표정도 하나같이 밝기 그지없다.

이처럼 치열한 도시 생활 속 여유를 만끽하는 모습은 `국제슬로시티`의 면모를 유감없이 담고 있다.

김해시는 지난 2018년 6월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전국 지자체 14번째로 국제슬로시티 인증을 받았다. 세계에서는 245번째이다.

슬로시티는 대도시와 반대되는 개념 만들기 운동으로 성장보다는 성숙을, 삶의 양보다는 질을, 삶의 속도보다는 깊이와 넓이를 채워가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세계적으로 볼 때 김해시는 후발 주자라고 할 수 있지만 본래 도시 철학이나 면모가 슬로시티 운동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과 넓은 평야, 그 속에 조화롭게 자리 잡은 도시를 보고 있노라면 주요 관문마다 세워져 있는 `슬로시티`라는 문구가 없더라도 충분히 그 의미를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시는 슬로시티 지정 이후 2년여간 공무원 역량교육, 홍보ㆍ정책 반영을 위한 아이디어 경진대회, 김해협의체 발족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 전반에 슬로시티 문화를 뿌리내리는 작업에 매진해 왔다.

특히 시는 지난달 28일 남명건설(주)을 한국슬로시티 시ㆍ군 최초로 슬로프렌즈 기업으로 지정하면서 슬로시티 확산을 위한 또 다른 첫발을 내디뎠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유가치 창출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이다.

이는 행정 주도가 아닌 기업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더욱 많은 기업이 참여해 도시와 농촌, 빠름과 느림이 공존하는 슬로시티운동의 정착으로 국내가 아닌 세계를 대표하는 `국제슬로시티 김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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