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칼럼]스쿨 존과 민식이법
[안전칼럼]스쿨 존과 민식이법
  • 경남매일
  • 승인 2020.07.30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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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은 경희중앙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장

2019년 9월 충남 아산에서 민식이라는 어린 아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민식이는 길 건너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그대로 사망했고 그 가족들은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호소했다. 이에 정치권도 화답, 어린이 보호구역에서의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민식이법`을 제정, 올해 3월 25일부터 시행됐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스쿨 존 내에서 운전자는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 의무를 위반했을 경우, 아이가 사망하면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며, 상해 사고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혹은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개정안에 반대하는 그룹의 주장은 아무리 조심운전, 방어운전 등을 해도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될 수도 있고, 자동차 사고의 유형이 운전자의 고의가 아니라 과실일 수도 있다는 주장에 근거하고 있다. 또한 법 집행의 형평성과 스쿨 존에서 일어나는 사고의 모든 책임을 운전자에게 있다고 몰아가는 식의 처벌이라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를 보면 선진국 어린이 보호구역 운영도 사고 예방과 처벌 강화에 초점을 두는 국가도 많이 있다. 예방 시설 확충으로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국가도 있고, 일부 국가나 지자체의 경우 가혹한 형랑으로 운전자 경각심을 높이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모터그래프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 주는 스쿨 존 사망사고에 최대 20년 징역형을 선고하는 조항을 두고 있고, 일리노이 주는 1인 사망 시 3년 이상 14년 이하, 2인 사망 시 6년 이상 28년 이하 등 가중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는 어린이 보호구역을 스쿨 존보다 넓은 개념인 `홈 존`으로 규정하고, 어린이가 활동하는 모든 공간을 보호구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독일은 스쿨 존 구역 내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시 무조건 운전자 과실`이라고 경고판을 설치한다고 한다. 다만, 독일 사법부는 일반 스쿨 존 사고에 대해 벌금형과 집행유예만 선고한다.

아마도 민식이법 제정의 취지는 사고 예방과 처벌 강화를 염두해 두고 만들어진 것 같다. 최근 몇 년간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를 보면, 2013년도 어린이 사고건수 1만 1천728건에 스쿨 존 내 사고 427건, 2014년도 교통사고 1만 2천110건에 스쿨 존 사고 523건, 2015년 교통사고 1만 2천191건에 스쿨 존 사고 541건 이었으며, 2016년부터 사고 건수가 다소 감소경향을 보이면서 2018년도 교통사고 1만 9건에 스쿨 존 사고 435건으로 2013년 수준으로 감소하는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가해운전자의 법규 위반은 전방주시 태만 등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이 53.9%로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0만 명당 평균 0.3명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0.44명으로 37개 회원국 중 6번째로 높다. 필자가 2016년 대구안실련 주관으로 대구시 80개 초등학교 스쿨 존 운영실태 체크리스트 조사에서 불법 주정차 조사항목에서 `주정차 단속카메라` 미설치 상태가 77.5%(62개소)로 시민 경각심 인지가 소홀한 조건이며, 속도 관리상태 항목에서 `과속경보시스템` 미설치가 전체의 76.3%, 보도 관리상태 항목에서는 `도로반사경` 미설치가 35개소(44%)나 돼 전체 조사항목 6개 분류 중 부실 또는 미설치 조건이 생각보다 높게 나타났다. 스쿨 존 사고예방 관련 `민식이법`, 무엇이 옳은지, 어떤 것이 아이들 교통안전에 효과적인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향후 구체적 통계자료가 주어지면 추가적인 개정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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