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VS 페라리`가 얘기하는 소신
`포드 VS 페라리`가 얘기하는 소신
  • 경남매일
  • 승인 2020.07.22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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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조 동그라미 심리상담센터장

 영화를 즐겨보는 이유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주인공의 연기력에 빠져 극중 인물과 동일시 돼 감정을 공유하는 시간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미국과 이탈리아 기업인 간 자존심 대결로 시작된다. 돈으로 페라리를 인수하려는 미국 포드사의 탐욕에서 비롯된 인간의 정복욕과 굴종하지 않으려는 자존심 대결은 르망 24시간 레이스 대회로 이어진다. 약육강식의 논리가 전개되는 기업간 파워게임은 힘센 놈의 먹이가 되는 동물의 세계와 다르지 않았다. F1 모나코 그랑프리,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500마일 레이스와 함께 세계 3대 레이스 중 하나인 르망 24시간 레이스는 프랑스 르망 지역에서 1923년부터 개최되기 시작한 세계 자동차경주대회다. 24시간 동안 레이서 3명이 번갈아 가며 13.629㎞에 달하는 서킷을 가장 많이 도는 차량이 우승하게 되는 지옥의 레이스다.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출전 경험조차 없는 `포드`는 대회 6연패를 차지한 `페라리`를 꺾기 위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승리를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한다. 르망 레이스 우승자 출신 자동차 디자이너 캐롤 셸비를 고용하고 캐롤은 우승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열정과 레이싱 실력이 최고인 레이서 켄 마일스를 영입한다. 이들 두 콤비는 불가능을 뛰어넘기 위해 페라리를 능가할 차량을 제작하고 우승을 향한 레이싱에 출전해 사투를 벌이는데 우승을 목전에 둔 포드의 부사장은 자신이 신뢰하는 다른 경쟁자에게 우승을 양보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죽음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주인공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그가 내릴 결정은 매우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됐다. 나는 그가 불의와 타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켄의 선택은 달랐다. 자신을 레이서로 선발해준 친구 캐롤 셸비의 입장을 고려했고 생존을 위한 결정을 했다. 자신을 우상으로 생각하는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실과 타협하는 비겁한 선택을 했다. 그는 힘차게 밟고 있었던 액셀레이터 페달에서 힘을 뺏고 차량 속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켄의 행동은 어떤 설명으로도 아들을 설득할 수 없었다. 아버지의 선택은 아들에게까지 패배를 안겨줬다.

 현실 속에서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은 매우 어렵다. 그것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앞만 보고 나아가는 황소 같은 우직함과 뚝심,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협박과 조롱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대나무 같은 소신도 필요하다.

 지금 사회에서 벌어지는 대다수의 갑질은 조악한 힘을 약자들에게 휘두르는 비겁한 자기 과신이다. 이에 권력, 금력을 앞세워 전횡을 일삼는 비겁한 강자들에게 대항하는 용기 있는 사람들의 약진이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부당해고에 맞서고 가진자의 갑질 횡포에 결연히 사회고발로 맞선다. 아님을 아니다 라고 말하는 용기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켄 마일스는 스스로 내린 우승포기 결정으로 치욕이라는 감옥에 자신을 가뒀다. 스스로 만든 마음의 감옥에서 당당히 걸어 나와야 한다.

 합리화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시켜준다. 켄 마일스가 내린 결정이 비겁한 행동이었을까. 그가 자기 자신만 생각했더라면 엑셀레이터를 꾸욱 밟고 그대로 달려 결승선을 통과했을 것이다. 과거의 그는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켄은 자신의 욕망을 내려놓고 타인을 배려했고 존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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