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에 한들거리는 광장의 촛불
진실에 한들거리는 광장의 촛불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0.07.17 01: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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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 편집국장

 세상에는 불편한 진실로 가득하다. 요즘 들어 불편한 진실이 바로 우리 곁에서 우리와 호흡하는 걸 실감한다.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가기가 힘겹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닥친 세상에 불편한 진실까지 판을 쳐 세상이 뒤집히는 경험을 하고 있다. "지금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나"라고 자문하거나 체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참 묘한 경험을 숱하게 하고 있다.

 3선 서울시장을 하면서 대권까지 꿈꾸던 사람의 죽음을 두고 나라가 갈라졌다. 4년 동안 고통을 당한 고소인이 2차 가해를 당하거나 말거나 변명이 필요 없는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진영 논리로만 치부하기에는 이상한 나라에서 뿜어내는 광기가 만만찮다. 사회의 발전을 가져오는 뜨거운 논쟁과는 거리가 멀다. 촛불 광장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기운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어느 누구도 전체 하늘을 볼 수는 없다. 부분을 보면서 전체를 보는 양 착각하면서 산다. 우리 사회가 불행한 이유는 진영 논리가 너무 진하게 걸쳐있다는 데 있다. 세련되지 못한 내편 네 편의 구도는 진실을 거부한다. 불편한 진실을 만들어 진실의 옷을 입는다. 한국형 불행은 너무 진하다. 진실을 옆에 제쳐놓고 허깨비를 놓고 진실을 만들려고 하니 `헬조선`은 아직도 유효하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우리사회 불공평의 밑바닥이 드러났다. 불편한 진실을 쌓기 위해서 권력을 동원하고 집단의 힘이 가세한다. 천박한 사회는 과정이 필요 없고 결과만을 중시한다. 만든 결과를 가지고 과정을 정당화하는 나쁜 짓을 서슴지 않는다. 너무나 다른 세상을 만들려는 `큰 힘`이 작동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이는 분명 광기가 흐르는 굿판이다. 대중의 침묵에서 나오는 동의가 무서울 뿐이다.

 유례없는 광역단체장의 성추행ㆍ폭행 시리즈물이 인간의 약점을 배우는 교훈을 준다. 이런 말을 해놓고 나니 씁쓸하다. 여성의 목소리가 커져 이런 사건이 들춰졌다고 몰아붙여도 뒷 맛이 안 좋다. 음모론을 갖다붙이려고 하니 발짝 뛸 사람이 너무 많다. 특정 세력군에서 이런 시리즈물이 자주 방영되는 이유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는 방증이다. 불편한 진실은 `진짜` 진실이 나타나면 사라지기 마련이다. 어둠을 걷어내는 힘은 빛뿐이다.

 남들 앞에 서서는 여성의 권리를 옹호한다고 핏대를 올리고 시청 내에 여성 피해를 막는 조직을 가동하면서 본인은 여성의 인권을 짓밟았다. 광장에서 정의를 외친 사람이 돌아서서 정의를 찢어놓은 행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불편한 진실이 정의가 되는 사회는 막아야 한다. 기만적인 우리 사회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다른 촛불을 들어야 한다. 광장의 촛불이 진실의 바람에 한들거리는 잔영이 참 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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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20-07-17 13:04:45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거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냥 실소만 나올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