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5:56 (수)
공직자는 수신제가부터 해야
공직자는 수신제가부터 해야
  • 경남매일
  • 승인 2020.07.14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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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 칼럼니스트

먼저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하신 박 전 서울시장의 명복을 빌면서 이글을 쓴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란, 세간에선 `자신의 몸을 닦아 가정을 가지런히 하고 나아가 나라를 다스리며 천하를 평화롭게 한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최근에 여당의 지자체장들로부터 나온 추접한 뉴스를 접하면서 그들의 두 얼굴을 보는 국민과 유권자의 마음은 매우 불편하다. 그들은 겉으로는 민주화와 여성평등을 외치면서 부하 여성 공무원에게 저지른 만행에 가까운 성추행 소식은 시장과 도지사라는 직위를 이용한 갑질의 표상을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실과 행정부처의 감사관실은 도대체 무엇을 하길래 이런 것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그들의 만행이 수년에 걸쳐 행해졌는데도 뒷짐만 쥐고 있었는가. 언론도 본연의 의무인 감시기능을 통해 이런 것을 사전에 밝혀 비극적인 사태를 왜 막지 못했을까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그들의 두 얼굴과 속내를 알지못한채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을 해준 국민과 유권자도 이번 기회에 자신을 성찰해봐야 할 것이다. 그들의 추문이 세간에 떠돈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들이 만약 야당 인사였다면 지자체 선거에서 재선이 됐을까.

전직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은 검찰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윤석열 총장을 강하게 비판하며 조국 전 법무장관 지키기에 열만 올리고 있었으니 그러한 그가 정부와 고위공직자의 비리 척결에는 신경 쓸 시간이 없었으리라. 자신이 지금 피고인이라는 사실도 간과한채 이제는 국회의원 신분으로 이어지는 그의 검찰개혁은 윤 총장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막기위한 것으로 비춰져 국민을 불편하게 만든다. 현재 검찰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다고 보기는 매우 어려운 상태인데, 검찰도 개선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법무장관이 총장 지휘라는 명목하에 검찰총장이 검찰 수사지휘나 통제도 못하게 막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되돌아보면 제일 많이 거론된 국무총리, 장관과 공직 내정자의 문제점은 위장전입으로 자녀교육을 위해 좋은 학군과 부동산 투기를 위한 위장전출입이며, 두 번째로 부동산매매 허위계약서 작성 등을 통한 불성실 납세신고, 판ㆍ검사와 고위공직자 출신의 전관예우, 자녀의 특혜성 병역기피 의혹과 병역기피를 위한 이중국적 문제 등이었다. 이것을 종합해 보면 국무위원 후보자가 위법과 도덕성에 큰 흠결이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앞에서 열거한 위법사실이나 전관예우문제로 총리지명자가 낙마한 경우도 수차례나 되며, 장관과 고위공직 내정자도 있었다. 하지만 공직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낙마하거나, 자진 사퇴한 사람 모두가 자신의 탈법과 위법행위 또는 전관예우에 대해 반성하기 보다는 대다수가 관행을 들먹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우리 사회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고위 공직자 후보를 검증함에 있어서 경찰청이 제공하는 `범죄경력조회서` 뿐만 아니라 엄연히 실정법을 위반하고도 처벌되지 않은 사실도 처벌받은 전과와 같은 차원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와 `유권무죄(有權無罪) 무권유죄(無權有罪)`란 소리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진정한 선진민주국가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리이타(自利利他)라고 했듯이 오늘날 국가와 사회의 지도자가 되려는 인사들은 자신의 입신양면을 통해 출세도 좋지만 자신이 배운 전문지식이나 경험을 국민과 유권자에게 서비스한다는 차원에서 아낌없이 베풀면서 청렴이 지도자의 근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수신제가란 청렴한 생활로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이웃에게 베풀며 사는 것이 아닐까. 우리 주변을 한번 둘러보자. 비록 가진 것이 없고 학력도 낮아 벼슬은 못했으나, 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칭송받는 이웃이 있는가 하면, 명문대학을 나와 고위직 벼슬도 지냈지만 이웃으로부터 손가락질 당하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이다. 지자체 단체장으로 행정이나 정치 지도자가 될 사람, 국민의 대표로서 일할 국회의원, 행정부의 장관이나 기관장이 될 사람은, 수신제가가 되지 못한 사람은 나서지 않은 것이 진정으로 지자체와 국민들과 나아가 국가를 위하는 길이다.

수신제가도 못한 사람이 어떻게 치국평천하를 하겠다고 공직후보로 나설 수 있는가. 지자체의 장이 되려거나 정부의 장관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우선 자신이 살아온 인생역정을 스스로 반추해 봐야 할 것이다. 패가망신할 이유가 있으면 공직자 후보로 나서지 말아야 한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가 우리 삶의 제일 큰 덕목(德目)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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