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페티켓 그리고 법률문제 몇 가지
반려견과 페티켓 그리고 법률문제 몇 가지
  • 경남매일
  • 승인 2020.07.09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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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복 변호사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전체가구의 26.4%로 관련 인구수는 약 1천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가 늘어난 것에 비해 `페티켓(반려동물(Pet)과 예의ㆍ예절(Etiquette)의 합성어, 공공장소에서 반려동물을 동반할 때 지켜야 할 예의)`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페티켓의 최소한에 해당하는 필수준수사항(외출 시 인식표 부착, 목줄 착용, 입마개 착용, 배설물 수거 등)도 지키지 않는 반려동물 소유자가 너무 많다. 농림식품부의 조사에 따르면, 필수 준수사항을 지키는 경우는 아직 6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동물보호법)이 요구하는 페티켓의 최소한은 어떤 것인가? 먼저, 생후 3개월 이상의 반려견은 등록 대상 동물인데, 소유자는 소유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등록을 해야 한다(위반시 4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또, 반려견과 외출을 할 경우 인식표를 부착해야 하고, 목줄 등의 안전조치를 해야 하며(위반 시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맹견인 경우 입마개도 착용해야 하고(위반 시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배설물은 반드시 수거해야 한다(위반시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개 물림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소방방재청 통계에 따르면 개 물림 사고는 지난 2016년 2천111건, 2017년 2천404건, 2018년 2천368건 등 최근 3년간 매년 2천건 이상 발생했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최근에 모 연예인 소유의 반려견에게 물린 80대 노인이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보도를 접했다.

반려견이 목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을 물어 사람이 죽거나 다쳤다면 반려견의 소유자는 어떤 법적 책임을 지게 될까? 반려견의 소유자는 형법 제266조에 따라 형사처벌(과실치사죄: 2년 이하의 금고형,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과실치상죄: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또는 구류, 과료형)을 받을 수 있고, 민법 제759조 제1항에 따라 반려견이 가한 손해에 대해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반려견이 목줄이 없어서 도로를 달리다가 자동차에 치였다면, 반려견을 친 운전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먼저, 형사책임을 본다면, 당시 운전자에게 고의가 없다면 형사처벌(재물손괴죄)을 할 수 없다.

그러면, 민사책임(손해배상)을 지게 될까? 소송으로 간 사례들이 있어 소개한다.

①A씨는 강원도 춘천의 한 도로변에서 반려견인 요크셔테리어에 참외를 주려고 이름을 부르며 손짓했다. 강아지는 A씨 쪽으로 가기 위해 도로(횡단보도가 아닌 곳)를 갑자기 건너다 B씨가 서행으로 운전하던 승용차에 치여 골반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이에 A씨는 지난 2016년 10월 "치료비와 수술비 등 180만 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B씨에게 과실이 없다는 이유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②C씨가 승용차를 운전해 가던 중 횡단보도에서 주인인 D씨를 따라 건너던 요크셔테리어(생후 10년)를 치어 요크셔테리어가 뇌손상 등을 입었다. C씨는 이 사고로 자신의 차량의 범퍼 등이 파손됐다고 주장하며 차량 수리비와 대차비용 등 431만 6천136원을 배상하라며 D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D씨는 이에 대해 반려견의 치료비로 504만 930원이 지출됐다며 C씨를 상대로 배상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법원은 "사고 시 그 충돌의 정도가 극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사고 직후 원고 차량에 별다른 손괴의 흔적이 없었던 점 등 제출된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고로 인해 원고의 차량이 파손됐다고 볼 수 없다"며 C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D씨의 청구는 일부 받아들여 "C씨는 D씨에게 위자료 50만 원을 포함해 194만여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목줄을 하지 않은 D씨의 과실비율 30% 참작).

외국에서는 반려동물 입양 시 소유자에 대한 교육, 자격조건 등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이 비해 아직 우리나라는 관련 제도적인 장치가 미흡하다. 반려동물 소유자에 대한 교육 강화 등 제도적인 보완과 반려동물에 대한 의식 변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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