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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위대한 기적인 동시에 악마적 고통
사랑, 위대한 기적인 동시에 악마적 고통
  • 경남매일
  • 승인 2020.07.02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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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옥분 대청천문화회 문화예술분과위원장
 

 인간은 평생 끊임없는 내면의 갈등을 겪으면서 살아간다. 어떻게 보면 인생이란 크고 작은 갈등과 선택의 연속이기도 하다. 사랑도 마찬가지 과정을 겪는다. 성적 욕망과 이성적, 사회적 제약 사이의 갈등을 빈번하게 겪는다. 그 부분은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필수 불가결한 문제인 것이다. 사랑이 이성 영역인지 아니면 감정과 쾌락 영역인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연인관계에서 능동적, 적극적 섹스는 사랑을 활기찬 기쁨으로 승화시켜줄 강력한 촉매제라고 감히 말하련다. 쾌락과 욕망의 해방을 통해 진정한 사랑에 접근할 수 있을 테니까.

 이 복잡하고 먹고살기도 힘든 상황에 무슨 사랑 타령이냐고 의문을 제시하는 사람 또한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만 그 사람들 역시 한때 사랑을 했고 진행 중이기도 할 것임을 알기에 눈총을 감내해가면서도 다뤄보련다. 인간 세상에서 사람들과의 만남은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고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말과 같이 세상은 모두 덧없는 것이니 만나면 반드시 이별이 있음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고 인간관계의 무상함을 나타내고자 한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한 끝도 없는 허무함을 통해 깨닫는 건 누군가의 인정을 갈망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과 자아란 나 자체의 자신감만으로도 견고해질 수 있는 것이다. 정말 그 누구에게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뜬금없는 포인트에서 분노를 노출하지 않도록 맥락 없는 얼토당토않게 말도 되지 않는 말에 상처받지 않도록 공평히 공감할 수 있는 언어가 절실히 필요하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진실한 사랑은 어렵게 다가오지만 바라는 것보다 바라봐 주고 상대의 생각을 존중하며 책임을 다하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사랑은 아마도 폭과 넓이가 가장 크고 깊은 인간의 감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사랑은 오직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픔 속에서 빛날 수 있고 애달픔 속에서 더욱 고귀한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사랑은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고 세상을 유지시켜주는 귀한 감정이다. 이기심과 탐욕에 나를 만족시키는 사랑을 찾아 헤매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며 내가 부족함을 알고 나에게 주어진 사랑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지 깨닫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다. 부족함을 깨닫고 상대방의 부족함을 이해하게 되고 행여 잘못을 저질렀을 때 너그럽게 용서하고 이해해 주는 것 또한 사랑을 함에 있어서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진행되어야 하고 상대방을 온전히 조건 없이 사랑하지 못하는 때 묻고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면이 싫어지는 것도 사랑이 주는 갈등의 감정이다. 그런 부족하고 자신 없는 삶이 두렵고 불안함 그 자체를 받아주는 상대방이 그저 고맙고 벅찬 것이 사랑의 감정이라 생각한다. 그게 바로 진정한 사랑이다.

 터키의 국민작가 아지즈 네신의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에 보면 ‘사랑은 위대한 기적인 동시에 악마적 고통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기적과 고통 속으로 걸어 들어갈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그 고난의 길이 열정의 삶과 창조적 삶을 사는 사람들이기에… 사랑은 품을 수 없고 안길 수 없는 영원한 평행선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감아 안아야 하는 그 아름다움의 이름이 사랑이기에 우리는 고통의 강을 건너가야 하는 것은 아닐는지….

 펜을 놓기에 앞서 일본의 사바타 도요 할머니가 98세 때 쓴 시를 옮겨 본다.

 약해지지 마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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