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3:36 (목)
반복된 사고 행태 `시프트 프론트`로 다잡기
반복된 사고 행태 `시프트 프론트`로 다잡기
  • 경남매일
  • 승인 2020.07.02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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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은 경희중앙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장
 

지난해 8월 대구 달서구 두류동에 있는 놀이공원 이월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가 놀이기구에 끼어 다리가 절단됐다. 놀이기구가 작동을 멈춰 탑승객들이 갇히거나, 놀이기구가 고장 나서 탑승객이 다치는 일은 놀이공원에서 자주 일어나곤 했다. 하지만 직원이 다치거나 중상을 입는 사고는 매우 드물었다. 이날 사고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또 다른 동료와 함께 일을 하던 중 롤러코스터에 다리가 끼어 10m 정도 끌려가 결국 오른쪽 다리 무릎 아랫부분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언론에서도 전문성이 부족한 아르바이트생이 대형 놀이기구를 가동하는 것은 안전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많은 지적들이 있었다.

관광진흥법에 유원시설업을 하면서 해야 할 의무가 나열돼 있는데, 여기에는 놀이시설 안전성 검사나 안전관리자 지정에 대해서만 규정돼 있고, 구체적으로 몇 명이 놀이기구를 담당해야 하는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보도됐다. 이는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시민이나 운영하는 기관의 기본적인 놀이기구 운영인력 전문성이나 이용시민에 대한 시설과 가동에 대한 안전성 개념이 관계없거나 전혀 무관한 관광진흥법의 구조적 안전불감증 현상으로 보여진다.

또 하나의 사례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하청노동자 김모 씨의 죽음이다. 특별조사위원회에서 밝힌 자료에 의하면 원청과 하청이라는 `신분` 차별 때문에 김씨가 숨졌다고 밝혔다. 기술경쟁은 실패했으며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저임금ㆍ불안정 고용만 촉발했고, 민영화를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협력업체에 지급한 노무비와 협력업체가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지급한 인건비는 원청이 지급한 노무비의 57~61%만을 인건비로 받은 것으로 보고했다.

또한 화력발전소 운영은 24시간 연속 업무로 원청이 하청업체에 업무지시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불법파견 시비를 피하기 위해 원청은 불명확하고 소극적인 지시를 할 수밖에 없고 사고의 위험은 높아졌다고 했다. 사고는 근무수칙을 위반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고 결국은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한 업무를 전가한 형태가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대형 놀이기구 시설의 운영 관련 전문성이 보장되지 않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운영한 대구 이월드 사고와 태안화력발전소의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린 하청근로자들에게 발전사의 경상정비 및 연료ㆍ환경 설비 운전업무 민영화와 외주화가 주원인이며, 상기에서 언급된 사고 사례는 공통점이 참 많이 있다.

시민안전을 위한 가장 기본인 관련법 등의 안전조치 의무조항의 결여, 위험공정의 운영관리 외주화가 만든 근본원인(root-cause)으로 보여진다.

이제는 사고가 발생되고 기사화된 내용 중에 `안전불감증`, `인재` 등의 사고 관련 단어들의 표현이 좀 많이 줄었으면 한다. 세계 경제대국 선진국 반열에 있으면서 사고의 행태와 양상은 아직도 후진국형에 머물고 있어, 감히 국민인지행동 지침으로 시프트 프론트(Shift Front) 개념을 제시하고 싶다. 기본 개념은 사고 발생 시 근본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며, 평상시에는 선행준비로 성과를 극대화는 것을 뜻한다. 어떤 공공기관이든 단체, 회사, 서비스업 등에서 사업을 수행하다 보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철저한 준비와 대응에도 자연환경이 초래한 문제도 있을 수 있고, 관리소홀 때문에 일어나는 사고, 초기설계 잘못의 후유증 야기, 종사자들의 도덕적 해이, 즉 휴먼에러로 생기는 일탈성 행태 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요즘 사회의 시민의식과 행동이 지적되는 것도 우리 모두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가 나고 사고에 대한 일회성 자극 안전불감증은 이제 사라져야 되고, 사고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가 가지고 있는 눈에 보이는 현안문제에만 국한하고 주목하기보다는 좀 더 근본 원인으로 돌아가야 한다.

최근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화재 유발원인은 위험요소가 상존하는 곳에서 병행작업, 공기단축, 안전수칙 미준수와 관리소홀 등으로 38명이 숨진 대형사고이며,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온 화재 사고는 45명이 숨진 2018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 뿐이다. 또한 태안화력발전소 끼임 사고처럼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고, 위험성이 상존하는 어떠한 공사 시공과정, 생산공정 운영 설비나 시설이든 어떠한 조건과 상황에서도 업무전문성과 안전 개념이 잘 갖춰진 시스템 조직과 전문인력에 의한 철저한 업무점검 관리와 수행이 절실히 필요함을 또 한번 상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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