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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타 `보병과 더불어` 국가문화재 예고 부쳐
칸타타 `보병과 더불어` 국가문화재 예고 부쳐
  • 경남매일
  • 승인 2020.06.26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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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지역의 유명 음악가인 고 이상근(1922 ~ 2000년) 선생의 작품 칸타타 `보병과 더불어`가 문화재청의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되는 성과를 올렸다. 진주시가 문화재청의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재 공모에 응모해 이룬 결과물이다.

칸타타 `보병과 더불어`는 고 이상근 선생이 한국전쟁 중에 평소 교분이 있었던 청마 유치환 선생의 시집에서 영감을 얻어 1952년 8월 3일부터 21일까지(당시 30세) 마산여고 재직 중에 작곡했다. 지난 2013년 11월에 KBS 파노라마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칸타타 `보병과 더불어`의 음악 및 문학 전문가들의 평가는 이렇다. 악보 발굴은 `한국 현대음악사의 획기적인 발굴`이다. 한국전쟁 중에 작곡된 노래는 대부분 군가, 대중가요인데 클래식 작품으로는 이 작품이 유일하다. 한국전쟁을 웅대한 합창으로 그려낸 한국 최초의 전쟁 레퀴엠이다. 유치환, 이상근 두 천재 예술가가 그 시대의 예술혼으로 빚어낸 역사적인 기록물이다.

이 작품은 슬픈 일화도 갖고 있다. 1952년 8월 선생은 당시 고려교향악단 지휘자였던 김생려 씨에게 연주를 조건으로 악보를 빌려줬으나 전쟁으로 연주도 못하고 분실돼 54년 동안 악보를 찾지 못하고 선생 또한 자신의 작품 초연도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러던 중에 이 악보를 소장하고 있다는 분이 나타났고 2006년 중앙일보에 대서특필돼 54년 만에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악보는 최초에 서울의 소장자가 가지고 있다가 대구에 있는 고문서 수집가를 통해 진주시에서 수집했다. 그 이듬해 6월 25일 진주에서 역사적인 초연(부산대학교 박성완 교수 지휘, 진주시립교향악단, 합창단, 김해시립합창단)이 열렸고, 부산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도 무대에 올렸다. 실로 54년 만의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고 이상근 선생의 악보가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예고된 것은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순수 예술 작품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에 지역의 예술가들, 시민들과 함께 축하하고 기뻐해야 될 일이다. 무엇보다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예고 까지는 진주시와 담당공무원의 피나는 노력과 애착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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