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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등록금 반환과 혈서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과 혈서
  • 경남매일
  • 승인 2020.06.2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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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와 연세대 학생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면서 혈서를 썼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어른들이 함부로 던진 말에 상처가 더 컸던 것 같다. 한양대에선 한 교수가 "혈서라도 받아오라"고 했다. 연세대 한 교직원은 "학생이 주인이 되려면 10만 원씩 더 내자"라고 했다. 차마 해서는 안 될 말이다. 정치권이 화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학생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해결 의지를 밝혔다. 당권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이 앞장서고 있다. 교육부는 대학긴급지원금을 제안했다.

반면 기재부 홍남기 부총리는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혹시 재정이 허투루 쓰일까 염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원칙적으로 옳고, 이에 찬성하는 국민도 적지 않다. 하지만 경제 위기, 안보위기의 이중 파고 속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소수란 이유로 묻히고 있지는 않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대학은 다양한 인간과 인간의 만남과 모둠살이로 학생과 교수가 함께 성장해가는 광장이다. 대학 측이 그저 온라인강의로 교육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했다고 여긴다면 스스로를 학원 수준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학생들 등록금 반환 요구는 정당하다.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돌려줄 것인지 협의할 상황이지 누구도 외면해선 안된다.

혈서까지 쓴 학생들의 마음을 대학 재단이나 운영진에서 공감해야 한다. 하루빨리 응답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교육자의 자세다. 정부도 이 문제를 끝까지 책임 있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 정의는 멀리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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