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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지사 임기 반환점, 도정운영 기대와 현실은
경남도지사 임기 반환점, 도정운영 기대와 현실은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0.06.21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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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경남의 모든 길은 르네상스로 통했다. 하지만 경남도가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며 당찬 신경제지도 구상을 밝힌 그 후 2년, 소득 창출, 일자리 기회, 기초생활 여건, 문화시설 접근성 등의 도민 만족도는 전국 평균 이하다.

그렇다면 경남 산실이며 바로미터인 도정 운영은 어떤가. 3장의 현수막이 대변해 주는 듯하다. "우리가 합시다. 임기제 하는 일 우리도 할 수 있어요, 지사님 혁신부서 줄여서 현업부서 인원을 늘려주세요, 정책 결정 시 당사자 직원들 의견도 들어주세요, 혼자 만드는 새로운 경남은 아니잖아요"란 내용이다.

경남도지사 취임 이후 2년가량의 재직기간 중 역대 도정과 달리, 사상 최다인 임기제 채용, 추진업무 등에 대한 공직사회 반향을 담은 북소리가 현수막이다. 취임 2년, 그렇게 민선 7기가 벌써 반환점을 맞았다. 공과에 앞서 경남도 핵심 프로젝트와 중장기 프로젝트 실천을 위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하지만 도민들이 지난 지방선거 때 물갈이를 통해 희망의 경남을 기대한 것과는 달리, 각종 사회ㆍ경제지표마냥, 상황이 녹록지가 않다. 극복을 주도해야 할 컨트롤타워인 도청은 `함께 만드는 완전히 새로운 경남`이 무색할 만큼, 내부불협화음이 거세다. 내부목소리에 묵묵부답이듯이 경남도의 다양한 정책에 대한 도민 반향도 다르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관심이 있어야 갑론을박도 있고 의견을 주장하면서 합의점을 찾고 그 과정에 새로운 길도 모색하고 변화를 기대할 수 있듯, 구호에 그친 호사스러운 말보다 행동하는 이견을 더 중히 새겨야 한다.

한 공무원은 "노조 현수막을 두고 동력으로 삼을 리더십을 기대한 것과는 달리, 삭아 떨어질 때까지 현수막은 붙어 있을 것 같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그렇다고 현안에 대한 시ㆍ군 간 조정역도 시원찮다. 교통흐름의 중요함을 강조한 김해~창원 간 비음산 터널 개설 건은 한 발짝의 진척도 없다. 남부내륙철도 노선과 역사문제도 창원, 진주, 합천, 거창, 의령 등의 주장만 있다.

취임 후, 스마트 전도사를 외쳤고 혈세를 들여 일본으로 독일로 내달렸지만 그들 3천여 업체는 세계시장 절대강자인 `소재 산업`이 주류다. 전장업체 물량에 기댄 하청구조, 경남제조업 현실과는 다소 먼 거리다.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이 흥하는 길은 시대적 대세인 공장의 스마트화에 있다. 그렇다고 스마트산업단지가 곧 `로마 가도`는 아니다. 정부는 경기도 안산, 울산, 전북 완주ㆍ전주 등 3곳을 수소 시범도시로 지정했다. 청주는 방사광강속기 단지로 지정돼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전북 군산은 새만금 공항신설, 군산형일자리+전기차클러스터가 구체화 되고 전남은 AI단지, 상업용 드론 전진기지화 한다. 한전공대도 신설된다. 반면, 경남은 뿌리산업이라지만 진해에서 이전하는 주물공장 밀양상생형인 일자리 홍보에 그쳤다. 여타 진행 중인 사업이 있다 해도 광주와 같이 규모급인 자동차공장 신설 등 신산업유치로 도민 일자리를 만들고 경남 미래를 견인한다는 점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경남을 견인할 교육도 바닥권이다. 350만 인구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로스쿨이 없다. 의대ㆍ약대 부족, 치대, 한의대 등이 전무한 경남 위상도 문제지만 유치하려는 구체적 행동이 없다는 게 더 쪽 팔린다. 가덕도 관문공항 문제도 입만 뻥긋하면 부ㆍ울ㆍ경이란 추임새다. 정치적 뉘앙스라 해도 부산 주장이지 전체도민 뜻이 담긴 게 아니다. 특히, 김해공항이 존속하는 한 소음과 안전 문제는 해결돼야 할 사안이기에 김해신공항의 확장 백지화만이 능사는 아니다.

이런 와중에 도청 앞에는 도내 대기업 근로자들이 고용불안을 호소하며 노숙 중이다. 지방선거 전, `립 서비스`라 해도 기대를 준 당시와는 너무 다르다.

경남도지사는 소통ㆍ화합을 내세웠지만, 현 도정은 불통ㆍ외면과 단절보다 더 힘든 분절 단계마냥, 혼란스럽다. 경제난이 원인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고은의 `그 꽃`이란 시,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이 말해주듯 민선 7기 취임 2주년, 반환점을 맞았다. 르네상스 시대 재현은 아닐지라도 충언은 새겨듣고 간언은 가려듣고 행해야만 경남 미래를 위한 길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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