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춤을 추었네
땀범벅의 머리칼 흐트러진 드레스는
동행한 바람이 질펀히 부추겼네
박수소리 오래오래 붉은
이름 없는 무용수의 공연은 화려하네
부끄러워서 공연히 부끄러워서
맘껏 펼쳐보지 못한 춤사위
품었던 속엣것 모두 토해내는
진땀 밴 율포해변이 흐드러지게 검붉네
이젠 눈치 볼 여백이 없으니
바람의 갈기를 닮아도 좋다고 하네
시린 발 품고 녹여주던 더운 가슴 있었네
간지러워 키득키득 꼼지락꼼지락
조그맣고 하얀 발이 손보다 고왔네
양지와 음지를 숨차게 돌아 피맺힌 발에게
마지막 산호 빛 공연을 바치네.
시는 설명이 필요 없다. `노을`을 보면 중요한 서정이 맴을 돈다. 어디까지나 이미지가 살아 숨 쉬고 자신의 독백처럼 시의 완성도를 높였다. <안태봉 시인>
- 1999년 `문예한국` 등단
- 현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문인협회 이사 역임
- 한국시인협회 회원,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원
- 숙명여대문학인회 회원, 계간문예작가회 이사
- 한국시원 운영이사, 김기림문학상 운영위원
- 김기림문학상대상, 계간문예문학상 수상
- 시집 `한 고슴도치의 사랑`, `비단슬리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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