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내들 들판에 켜켜이 쌓인 역사의 고장
반내들 들판에 켜켜이 쌓인 역사의 고장
  • 이병영 기자
  • 승인 2020.06.17 2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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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58 열전
마산합포구 합포동

마산만ㆍ용마산ㆍ회원천 가로질러
예로부터 천혜의 자연환경 자랑
문학ㆍ민주화ㆍ야구ㆍ씨름 등
다채로운 역사 품고 정체성 확립
마산합포구 합포동은 개발 이전 산, 바다, 강을 모두 품고 있어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으로 뽑혔다. 사진은 회원동에서 산호동까지 흐르는 지방하천인 회원천.
용마산에서 바라본 합포동 전경.
용마고등학교 전경.
김주열 열사 흉상.

마산합포구 합포동은 동쪽으로 마산만을 끼고, 북쪽에는 용마산이 솟아 있으며 교방천ㆍ회원천이 가로지른다. 산, 바다, 강을 모두 품고 있어 예로부터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으로 꼽혔다.

그러나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산자유무역지역이 들어서면서 덩달아 합포동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배후 주거단지로 개발되며 인구가 증가했고, ‘반내들’이라 불리던 들판에는 집들이 빼곡히 들어섰으며, ‘구강’이라 불리던 갯벌과 바다는 매립됐다. 아낙들이 빨래하던 강물은 도시화로 오염됐다 정화되길 반복했고, 데크로드ㆍ산책로도 생기며 지금의 모습으로 정비됐다.

이렇듯 합포동의 모습은 과거와 달라졌는데, 그 시절과 가장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곳이 용마산이다. 용마산은 고도 80여m의 나지막한 동산으로, 노약자들도 곧잘 오를 만큼 경사가 완만해 연중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마산 시내 한가운데 솟아 있어 정상에 오르면 그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용마산 아래에는 용마고등학교가 있다. 교문을 들어서다 보면 옆에 있는 동상이 눈에 띄는데, 마산에 민주주의 불꽃을 피운 김주열 열사의 흉상이다. 김 열사는 1960년 3ㆍ15의거 당시 용마고의 전신인 마산상고 입학생이었다. 17세 소년의 용기를 기억하고, 그가 남긴 유산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지난 2000년 흉상이 세워졌다.

용마고는 1922년 개교해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1947년에는 지역에서 가장 먼저 고교야구팀을 정식 창단했는데, 전국대회에서 4강 이상에 자주 이름을 올리며 야구 명문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지난해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도 준우승했다. 유두열, 한문연, 장원삼, 조정훈, 김민우 등 프로야구선수들을 줄줄이 배출한 것도 용마고의 자랑이다.

용마고는 또한 김성률, 이승삼, 이만기, 강호동, 모제욱 등 걸출한 씨름 스타를 배출한 씨름의 명문이기도 하다. 씨름은 한동안 침체기를 겪다 지난해부터 유튜브와 TV예능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용마고는 마산 씨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씨름’을 앞세워 또 한 번 씨름판을 뒤집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이처럼 합포동은 문학, 민주화, 야구, 씨름 등 다채로운 역사를 품고 있다. 세월이 켜켜이 쌓이며 이들은 오늘날 마산의 정체성이 됐다. 마산의 매력을 논할 때 합포동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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