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0:08 (수)
말(言)의 변질은 혼탁한 세상의 전조(前兆) 신호다
말(言)의 변질은 혼탁한 세상의 전조(前兆) 신호다
  • 이문석 기자
  • 승인 2020.06.17 0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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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석 지방자치부 부장

호국보훈의 달에 21대 국회가 개원되면서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있고 대통령도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의 한국판 뉴딜에 국가의 미래를 걸겠다고 다짐하고 있어 이제 좀 나아지려나 하는 기대도 해보았지만 순진한 국민의 기대는 허물어지고 있고 윤미향 의혹사건으로 뜬금없이 ‘예의’를 내세우며 온 나라가 진영논리의 늪에 빠져들고 있어 마음이 무거워진다.

일상에서 말이 바뀌면 세상도 바뀐다고 했다. 그러나 세상이 타락하고 불신이 팽배해지는 전조(前兆)는 그 말의 변질에서 가늠할 수 있다고 했으며 말뜻을 변질시켜 편을 나누고 내 편 만의 힘을 모으겠다는 방식은 독일 나치가 쓴 유명한 수법으로 지금도 부정적 인식이 전해져 오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부끄러움도 모르고 행하는 ‘예의’라는 말뜻의 변질을 지켜보면서 과연 저 사람들이 예의ㆍ정의ㆍ인권ㆍ진실을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인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인천광역시단체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모 국회의원은 윤미향 사건이 명쾌히 해명되기 전에 뭐가 문제냐며 “어려운 시기에 위안부 문제를 가지고 싸웠던 시민운동가의 삶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있어야 한다”고 하는가 하면 우희종 전 더불어 시민당 대표는 윤미향 의혹을 비판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향해 ‘기본예의’를 지키라며 일갈했다. 아무도 정의연의 활동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다. 그러나 “30년간 속을 대로 속았고 이용당할 만큼 당했다”고 절규하는 이용수 할머니를 안타깝게 여기며 의혹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을 예의 없는 일이라고 인식하는 정치권이나 ‘어용신인’들이 올해로 아흔두 살인 고령의 할머니를 향해 차마 입에도 담지 못할 욕설과 비난을 쏟아 내는 그야말로 예의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미래가 심히 걱정스럽다.

아무튼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가늠하는 척도이며 말의 변질은 국가와 사회를 오염과 타락으로 몰아가게 되므로 이제 그 잘못을 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 그런 변화가 예의ㆍ정의ㆍ인권ㆍ진실을 온전히 지켜나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권과 조직문화에서도 기본적인 예의가 존재하는 것인 만큼 건강하고 정의로운 삶을 유지하는 최소한의 규범인 법과 규정을 지키면서 자기 역할에 충실 하는 배려와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혹시 권력에 심취해 권한을 남용하거나 막말과 지시 일변도의 ‘나를 따르라’는 리더십이 장기화 되면 그 구성원은 본인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창의력과 능동적 사고는 사라지고 시키는 일만 하게 되고 주위에는 아첨꾼만 득실거리게 됨으로써 그로 인한 피해는 오로지 지역민에게 돌아오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가슴에 담아 뒀으면 한다. 아울러 근래 우리도내 단체장들의 독선과 막말이 부정적 인식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구성원들의 술자리에서 안줏거리로 등장함으로써 그 단체장이 지역민과 구성원으로부터 지지와 선택을 받지 못한 사례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리더 스스로가 시대정신에 부합되는 변화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언제 어디서나 99% 듣고 1%만 말하겠다는 경청의 자세와 함께 잘못이 있을 때는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와 함께 대안을 제시하고 어떤 경우라도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상대의 인격을 무시하는 막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일상에서 누구나 잘못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잘못 자체보다는 스스로 깨우치거나 반성하지 못하고 책임을 전가하면서 내로남불의 뻔뻔스러움이 돼 큰 문제이며 그 결과는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됨을 우리는 과거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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