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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우산
양심 우산
  • 경남매일
  • 승인 2020.06.17 0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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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종 란

무심히 운동하러 집을 나서는 길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빗방울을 보며

급하게 돌아와 챙긴 노란색깔 우산

언젠가 남편이 비 오는날 들고 왔던

병아리 색깔 우산을 쓰고 걸어 가는길

양심 우산이란 글자가 눈에 밟혀

자꾸 주위를 살핀다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우산을 접을 수도

없고 갑자기 이런 우산을 꽂아둔 남편을

원망하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비를 맞으며 집으로 오는길

어떤 쓸쓸한 귀가길을 동무해 주길 바라며

헬스장에 두고 나온 나를 향해

빗방울들이 어깨를 툭툭 치며 까르르 웃는다

- 김해 출생

- 월간 문학세계 등단(2015)

- 문학세계 문인회 정회원

- 김해 文詩 사람들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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