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7:46 (토)
창녕 아동학대 계부 “죄송하고 선처 부탁”
창녕 아동학대 계부 “죄송하고 선처 부탁”
  • 조성태 기자
  • 승인 2020.06.14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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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과정서 일부 혐의 인정

9시간 조사…취재진 질문에 침묵

친모, 건강 문제 정밀 진단받아

아이 실종 당시 맘 카페 활동 비난
지난 13일 오전 10시 55분께 창녕 9세 여아를 학대한 계부(가운데 검은 모자)가 창녕경찰서 별관 조사실로 이동하고 있다.

창녕서 9세 여아를 학대한 계부(35)가 9시간 30분간의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창녕경찰서 등에 따르면 계부는 지난 13일 체포영장이 발부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약 9시간 30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 4일 첫 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계부는 이날 조사에서는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별다른 동요 없이 조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그는 “정말 죄송하다”며 선처를 구하기도 했다. 조사에는 계부 변호인도 입회했다.

앞서 계부는 경찰 조사를 위해 이날 오전 10시 55분께 경찰서에 도착했다. 계부는 반소매 티셔츠와 검정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검은 모자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이동 과정에서 취재진이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 질문을 했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 조사를 마친 계부는 밀양에 있는 유치장에 입감됐다.

경찰 관계자는 “계부가 일부 혐의를 인정했으나 정도가 심한 학대에 대해서는 부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안이 중대하고 계부의 도주 우려가 있다며 14일 오후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당초 계부는 지난 11일 소환될 예정이었으나 다른 자녀들에 대한 법원의 임시보호명령에 반발해 자해하다 응급입원하는 바람에 경찰 조사가 늦춰졌다.

계부와 함께 자녀를 학대한 혐의를 받는 친모(27)는 건강 문제로 이날 조사를 받지 않았다.

친모는 지난 12일 응급입원했던 기관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도내 한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고 있다. 정밀 진단이 끝나면 2주가량 행정입원을 거쳐 조사를 받게 된다. 친모는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친모가 딸이 탈출을 감행한 이후에도 창녕지역 맘 카페(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 게시물을 올리는 등 활동한 것이 알려지면서 친모의 정신질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친모는 해당 카페에 올해 초 가입해 60여 개의 글을 남겼다. 전체 글 중 학대 당한 첫째 딸에 대한 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딸이 집을 떠난 지난달 29일 이후에도 어린이 의류를 교환하자는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이 카페에 친모가 글을 쓴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원들의 분노 댓글이 달리고 있다. 그의 정신질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일부 카페 회원들도 있었다.

상습적인 학대를 당하던 9세 여아는 지난달 29일 집에서 탈출해 창녕 한 도로에서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계부와 친모는 그동안 목에 쇠사슬을 묶거나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을 이용해 발등과 발바닥을 지지는 등 학대를 자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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