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사람들의 언행을 보면서 세상이 거꾸로 간다는 자조 섞인 소리가 어르신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인된 자식을 두고 있는 필자도 이러한 말을 들을때마다 오늘의 젊은 세태에 대한 서글픈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효녀 심청이야기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가까이서 들리는 따뜻한 효행의 이야기를 이웃이나 매스컴에서 접할 때는 "그래 아직도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효행심은 살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대중교통을 타는 순간 그런 마음은 한순간에 사라진다.

젊은 사람들이 어르신들이 자리가 없어 불편한 모습으로 서 계심에도 버젓이 자리에 앉아 휴대폰으로 잡담을 나누는 모습이나， 두 눈을 꼭 감고 `난 몰라`식의 모습을 보면 지금 젊은이들의 효행를 거론한다는 것이 공허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백주의 대낮에 대중이 보는데도 이러하건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런 젊은이들로부터 효행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나이 먹은 사람의 망념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에게 보릿고개를 물어보면 그 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국민은 빈부의 격차를 떠나서 하루 세 끼 식사를 가난 때문에 거르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이맘때쯤 되면 대부분의 서민들과 농민들의 가정에선 세끼 식사를 챙겨먹을 생각은 아예 못했고 안 한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서민 가정에선 춘궁기인 4～5월이 되면 주식인 쌀과 보리 등 식량이 거의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요즘은 배가 불러서 아니면 입맛에 맞지 않다고 먹기 싫어하는 어린자식에게 부모가 애써 먹이려는 기이한 현상이 어린 자녀들을 둔 집안에서의 일상이 된지 오래다. 옛날에는 먹거리가 없어서 못먹었지만 지금은 먹을것이 넘쳐나 무엇을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해야할 지경이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이렇게 풍요를 누리게 된 것은 70대 이상의 어버이들이 주린 배를 움켜쥐고 피땀 흘려 경제개발에 힘쓰면서 새마을운동을 통해 찌든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지 않았다면 가능했을까? 외국에서는 우리가 짧은 시간에 산업발전과 함께 경제 강국이 된 것을 한강의 기적이라고 말하지만， 세상에 기적이 말처럼 쉽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자녀들 교육만큼은 장래를 바라보면서 아낌없이 투자했다. 70～80년대만 하더라도 시골 농부의 가정에선 대학생 자녀의 학비나 하숙비를 지불하기 위해 피같이 아끼는 전답을 팔기도 했다. 부모님의 자녀에 대한 교육투자는 세계 경제대국 10위권에 한국을 올려놓은 1등공신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우리 젊은이들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우리 부모님들과 이웃 어르신들께 효행의 모본을 보여줘야 할 때가 왔다고 본다. 그리고 효행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부모님과 어르신들께 걱정과 누를 끼치지 않는 가벼운 것부터 실천해 보자. 세상이 물질만능으로 오염돼 있어 우리 젊은이들이 속된말로 돈 없으면 효도를 할 수 없다는 자괴감에 빠져있는 생각부터 바꾸자. 효행이란 진실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효심이 없다면 천금만금의 물질만으로는 실천하기 어렵다.

인륜의 근본인 효가 사라진다면 우리가 아무리 경제대국이 돼 물질만능 시대를 맞아 풍요를 누리더라도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해주신 어버이들이 함께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결코 행복을 만끽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의 미래를 책임진 젊은이들이 주춧돌이 돼 행복한 나라 만들기에 앞장서려면 부지런히 일해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르신들께서 자녀들과 이웃으로부터 효행을 받아 행복을 만끽하는 그날을 앞당길 수 있도록 젊은이들이 효행에 앞장서길 기대한다.

행복이 넘실대는 대한민국과 어르신들을 보고 싶다면 우리 모두 함께 효행을 실천해 어버이들의 행복 만들기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좋을 것이다. 행복한 대한민국을 기원하면서 우리 젊은이들의 효행실천을 기대하는 것이 필자만의 욕심이 아닌지 되묻게 하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