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6:42 (토)
가슴으로 이야기를 듣는 리더
가슴으로 이야기를 듣는 리더
  • 경남매일
  • 승인 2020.06.0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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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오늘날처럼 소통(疏通)과 공감(共感)을 강조한 시대는 없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회 구성원들 간의 소통을 그 어느 때 보다도 강조한다. 기업들 역시 ‘제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여 양방향 소통을 최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요소로 인식하고 소통 가능한 인재 양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SNS) 공간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이제 우리 삶의 한 부분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드러내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자 애를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소통을 강조하고 공감을 위해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불통(不通)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통과 공감을 중시하는데 왜 소통의 부재를 경험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이에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언어를 듣는 행동만 할 뿐, 그 언어에 담겨져 있는 진짜 메시지에는 집중하지 않기에 상호이해가 부족한 대화만 이어지게 된다. 결국 소통의 문은 잠기게 되고, 서로 건널 수 없는 강에서 서로를 바라본 채, 누군가 창을 열어주기를 바라면서 서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직에 있어서 소통이 산소와 같다. 게리 스몰리는 ‘관계DNA’라는 그의 저서에서 구성원들 간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조직 안에서 활동들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단언한다. 마치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은 상태로 있는 것처럼 구성원들이 서로 마음을 열지 않은 채로 겉을 맴돌고 있다면, 그 조직은 결국 좌초되고 말 것이다. 조직이 생동감 있게 살아나기 위해서는 소통과 공감이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그렇다면 조직 안에서 어떻게 소통과 공감을 이루어 낼 수 있을까? 게리 스몰리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보자.

첫째, 말이나 문장 속에 있는 감정을 읽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다른 이의 말에만 집중하고, 말 속에 담겨 있는 감정의 핵심을 파악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말과 문장 속에 숨겨져 있는 감정을 파악해야 한다. 조직 구성원이 풀어놓는 말 보따리의 겉에서 메시지를 찾지 말고, 그 보따리 속에 숨겨져 있는 감정을 통해 메시지를 이해해야 한다. 진짜 메시지는 말 속에 담겨 있는 감정이다. 마음으로 듣고 말할 때 조직 안에서 소통의 열쇠를 발견하게 된다.

둘째, 역동적인 발견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조직 내 대화는 계속해서 변화한다. 이 변화의 소용돌이 안에서 참 의미를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부분을 발견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고, 목적지가 아닌 과정으로 대화를 활용해야 한다. 대화의 장을 단순히 문제 해결이나 정보 전달을 위한 매개체로 보지 말고, 역동적인 상호작용 사이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 이렇게 역동적인 발견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 구성원들 사이에 소통의 다리가 놓아지게 된다.

셋째,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의사소통은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 내에 서로의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각자의 느낌에 충실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이 마련되면 자연스럽게 원활한 소통이 일어나게 된다. 안전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았을 때, 친밀감의 꽃은 만개하게 된다. 개개인의 가치관과 기준을 판단의 잣대로 사용하는 대신,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할 때 조직 안에서 소통의 창이 활짝 열리게 된다.

소통은 양쪽 모두 열려 있을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한쪽만 열려 있다면 소통은 일어날 수 없다. 리더는 조직에 속한 모든 구성원이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가슴을 열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대화 속에 숨겨져 있는 감정의 보화를 찾고, 역동성 속에서 과정의 중요성을 인정하며, 안전한 환경 가운데 상호이해의 깊이를 더해갈 때, 조직은 더 풍성한 소통과 공감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 대신 가슴으로 이야기를 들으라. 조직 안에서 소통과 공감의 꽃이 활짝 피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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