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21:22 (목)
문재인 대통령님 정치 잘하고 오세요
문재인 대통령님 정치 잘하고 오세요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0.06.07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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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대한민국 3대 사찰(불지종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영축총림 통도사 옆 평산마을이 주말연휴 취재진과 방문객으로 부산스러웠다.

마을은 주민 48세대 100여 명 정도로 70세 이상 고령자가 대부분인 사하촌이다.

마을 초입에는 관광지 답게 식당과 찻집 등이 있지만 마을 자체는 한적한 시골 풍경이다.

이런 마을이 갑자기 언론의 조명을 받게 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이사를 와 거주하게 된다는 소식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 때 임기 후 계획에 대해 “저는 대통령 이후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대통령으로 끝나고 싶다”며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을 하는 동안 전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끝난 뒤 좋지 않은 모습은 아마 없을 것”이라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2008년 노무현 정부의 임기가 끝나자 양산 매곡동 현재 사저로 들어왔다.

자신의 저서 ‘운명’에서 “세상과의 거리를 두고 조용히 살고 싶었다 스스로를 유배 보내는 심정으로 시골에 살 곳을 찾았다”며 당시 양산을 새 거처로 정한 이유를 밝혔다.

퇴임 후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던 매곡동 사저는 경호상 불리한 입지 조건으로 새 사저 부지를 찾다 평산마을로 정했다고 한다.

사돈의 연고인 양산에서 살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마음 씀씀이에 지역민으로서는 반갑고 고맙다.

새 사저 터는 문 대통령이 좋아하는 등산을 할 수 있다. 이웃에 유명한 요도 있어 다도를 즐기는 김정숙 여사에게도 딱이다.

김 여사는 지난해 영국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임기를 마무리하면 다시 시골로 내려가 살기를 고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다 문 대통령 부모의 산소와도 인접해 있어 효 섬김과 유유자적한 노년생활에는 안성맞춤이다.

200년의 선교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울산 언양성당과도 가까워 신앙생활 영위도 가능하다.

종교 간 화합의 고리 역할도 기대가 된다. 지난해 말 부지매입 사실을 몰랐던 마을주민들은 최근 경호부지 확보 과정에서 “대통령이 온다”는 소문을 접했다.

설왕설래가 보도로 사실로 밝혀지자 마을주민들 사이에는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주민들은 “대통령이 와서 같은 주민으로 살면 된다 정치 잘 하고 왔으면 좋겠다”, “형님 동생 하면서 살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관광객과 보수단체 집회 등으로 가뜩이나 좁은 도로와 한적한 마을이 교통체증ㆍ소음 등 생활불편 초래를 우려했다.

봉하마을과 평산마을을 벨트로 ‘친노ㆍ친문 성지가 되나’는 보도에는 불편함을 나타냈다.

통도사 경내를 표시하는 국장생석표(보물 제74호)가 하북면 백록리에 있다.

통도사는 부처님의 법도가 통하는 화합을 추구하는 종교의 성지이자 사하촌이 진영 간 정치적 갈등 연출장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방문객과 토론을 했던 노 전 대통령과는 달리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문 대통령은 임기 후 사저에서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고 조용히 자연인으로 지내길 염원하고 있다.

산책길에서 마을주민과 인사를 나누는 ‘슬기로운 평산마을 살이’ 지향에 문 대통령과 주민은 이심전심이리라 믿고 싶다. 국민들도 그런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양산이 불교의 성지 그리고 성공한 대통령의 안식처로 회자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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