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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우선주의’ 산청벌꿀, 비상 기대한다
‘품질우선주의’ 산청벌꿀, 비상 기대한다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0.05.27 2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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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신 지방자치부 부국장

양봉산업은 자연생태계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는 꿀벌을 사육해 그 산물을 생산ㆍ가공하는 산업이다.

꿀벌은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1%를 수분한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을 보면 소, 돼지에 이어 세 번째로 꿀벌을 많이 키우고 있다.

꿀벌은 꿀과 화분을 모으는 과정을 통해 농작물의 결실을 향상시키는 화분 매개자 역할과 함께 자연생태계 유지ㆍ보존 측면에서 높은 공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미래의 양봉산업은 기존 이동양봉 방식에서 고정양봉 방식으로 변화가 불가피한 처지다. 이동양봉에 따른 생산경비 과다, 자연적 요인에 의한 불안정한 생산량 등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고정양봉이 성공하기 위한 최우선 조건은 양봉기술 개발과 프로폴리스 등 양봉 부산물 생산기술 고도화, 지속적인 밀원수 식재와 관리를 들 수 있다.

밀원수 식재는 지구 생태계 보존은 물론 인류 식량문제 해결에도 공헌하는 꿀벌의 먹이를 공급하는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산청군은 밀원수 식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난 2013년부터 군유림을 중심으로 헛개 등 다양한 품종의 밀원수를 심고 있다. 지난해 기준 지난 6년간 확보한 밀원수림은 모두 311㏊, 74만 1천여 본에 이른다.

군은 농업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찾는 귀농ㆍ귀촌인들의 양봉 수요 증가에 따라 양봉대학 운영 등 맞춤형 교육을 통해 양봉농가 경쟁력 확보와 품질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군에는 귀농ㆍ귀촌인은 물론 기존 농업인들도 양봉업에 뛰어 들면서 양봉농가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 2003년 86개 농가에 불과했던 지역 양봉농가는 2015년 186개, 2019년 300여 농가로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질ㆍ양적 성장을 이뤄낸 지역 양봉산업은 지난 2015년 대전에서 열린 ‘제44회 세계양봉대회’에서 품질부문 최고상인 대상을 차지해 그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당시 대상을 수상한 ‘산청 아카시아꿀’은 세계 131개 국가 중 품질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탁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단일 아카시아에서 채밀된 우수 벌꿀임을 공인 받았다.

군은 그동안 전문교육과 양봉농가 간 축적된 기술 전수 등을 통한 끊임없는 품질 제고로 300여 개 양봉농가들이 연간 300여억 원 소득을 올리고 있다.

산청양봉협회 등 양봉 업계는 군의 양봉산업이 품질과 규모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와 함께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에 이견이 없다.

이제부터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요구에 맞는 양봉제품 다양화와 중심 고객층의 맞춤형 상품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군도 품질 좋은 꿀 생산을 위한 지원 확대 등 양봉생산 활성화에 전력해 온 만큼 여건 조성을 통해 지역 특화산업의 한 분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기존 건강식품과 뷰티 제품을 비롯해 최근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는 바이오산업, 제약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양봉 관련 전문가들은 꿀은 품질 보장이 가장 중요한 만큼 군이 관리감독 기능을 갖추고 벌꿀과 식음료산업을 연계해 부가가치가 큰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견해다.

따라서 노동력 절감과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꿀 채취 때 인력에만 의존하는 채밀방식을 벗어나 현실에 맞는 양봉농가의 현대화도 요구된다.

군은 양봉농가의 애로 등 이런저런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지원 정책 등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지역 양봉산업 발전을 담보해야 할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와 미래에 대한 한발 앞선 준비로 ‘품질우선주의’ 산청벌꿀이 세계 최고라는 명성에 걸맞게 비상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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