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9:07 (금)
법비와 간신의 최후
법비와 간신의 최후
  • 이문석 기자
  • 승인 2020.05.26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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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석 지방자치부 부장

법(法)은 상식이고 국가사회와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범이다. 그래서 법은 법관의 양심에 따라 평등하게 집행될 때 법치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되고 사회정의와 삶에 희망이 생긴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의 상황을 보면 국민에게 믿음과 희망을 주는 리더는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법을 앞세워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거나 사익을 취하는 데 익숙해져 가진 자들을 가르키는 법비(法匪)들이 자신의 행태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목소리를 높이며 개선장군 행세를 하고 있어 코로나19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겠구나 하는 우려의 마음을 지울 수 없다.

국민들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정치인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선거법개정으로 비례대표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것은 물론 법을 악용하여 고발되거나 많은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이 정계에 입문하게 되는 개악을 저지르고도 당시 입법과정에 참여한 어느 누구도 반성하거나 사죄하는 사람은 찾을 수 없다. 한 당선인은 당선되자마자 기소된 피의자 신분임에도 검찰을 향해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끼도록 갚아주겠다”며 의원신분을 의심받을 막말을 쏟아내는가 하면 취재진을 향해 “취재 제대로 하라”고 고함을 치는 것을 우리는 봤다.

또한 당선인은 탈 원전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 중공업을 향해 “정권이 바뀐 것을 보고도 원전에 투자한 경영진의 판단오류”라며 “원전 노동자를 홍보시켜 풍력(발전)에 투자해야한다”는 괴변을 늘어놓는가 하면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시민단체의 사무실 압수수색과 정의연의 부실회계 의혹과 안성쉼터 매입, 매각 의혹 등의 진실여부를 떠나 국민이 느끼는 신뢰성의 박탈감은 무엇으로 대변 할 것인지 또한 감사원마저 국회가 요구한 탈 원전 감사결과를 보고시한 두 달이 지나도록 국회에 보고하지 않고 있음에 대해 감사원장이 “왜 검은 것을 검다고 말하지 못하느냐”고 개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전형적인 법비의 행태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게 느껴진다.

중국사의 ‘사기열전’에는 한나라 수제 때 장탕(張湯)이 법비를 상징 하는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장탕은 사람됨이 남을 속이고 잔꾀를 잘 부려 남을 제어하고 사익을 채우는데 몰두했다. 따라서 그는 공정성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무제의 뜻에 따라 법을 집행하므로 억울하게 멸문지화를 당한 사람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고 한다. 그로인해 장탕은 그 업보 때문인지 황제가 추진하려는 계획을 누설하여 이익을 공유하려 했다는 혐의에 걸려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비운의 인물이 되었다.

지금은 법률가들의 정계진출이 활발해지고 있고 특히 21대 총선에서 신진정치인 상당수가 법률가 출신이라 과유불급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만큼 역사 속 법비의 비극적 최후를 교훈으로 삼아 정부가 지향하는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스스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이제는 정치권을 비롯한 모든 리더들은 법비와 간신들의 비극적 최후가 말해주는 ‘인과응보’의 교훈을 가슴에 담아 내로남불식 편 가르기 등 공정성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정치권의 리더들이 자기 성찰에 최선을 다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취임3주년 대통령 특별연설에서 제시한 정책의 성공여부는 정치권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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