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속과 함께 사라진 전통향토음식
습속과 함께 사라진 전통향토음식
  • 경남매일
  • 승인 2020.05.1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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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생활문화의 시대적 변천은 우리 주변에서 많은 것들을 사라지게 했다. 새벽 닭 우는 소리, 다듬이 소리, 풍구 소리 등 소리와 함께 이러한 풍물들은 겨우 50여 년 밖에 안 됐는데, 이제 민속 박물관이나 가야 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절기(節氣)와 습속(習俗)의 변화는 놀이 문화와 음식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래서 역대 정부는 문화재국을 문화재청으로 승격 시키고 각 분야의 장인을 발굴해 그들을 지원하면서 전통을 이어가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생활 또는 요리분야는 중요무형문화재로 황혜성(黃慧性,1920년 7월 5일 ~ 2006년 12월 14일) 선생 한 분만 지정돼 있을 뿐이다.

물론 모든 요리를 다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궁중음식분야처럼 분야별로 발굴 보존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우리가 소홀히 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음식들이 습속과 함께 사라졌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조선 후기의 학자 유장원(柳長源: 1724~96)이 상례(常禮)ㆍ변례(變禮)에 관한 여러 학설을 모으고 자신의 학설을 붙인 예서 `상변통고(常變通攷)` 제2권 통례(通禮) / 시속 명절(俗節)에 `시속 명절에는 제철 음식을 올림(俗節則獻以時食)`이라고 돼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명절은 청명ㆍ한식ㆍ단오ㆍ중원(中元)ㆍ중양(重陽) 따위의 무릇 향속(鄕俗)에서 숭상하는 것이다. 음식은 각서(角黍) 따위의 무릇 그 절기에 숭상하는 것을 큰 쟁반에 올리고 사이에 채소와 과일을 놓는다.` 예는 원정ㆍ동지ㆍ삭일의 의식과 같다. △주자가 말했다. "오늘날 시속 명절은 옛날에 없었으므로 옛사람은 비록 제사를 지내지 않더라도 마음이 절로 편안했다. 오늘날 사람들은 이미 이를 중히 여겨, 이날이 되면 반드시 음식을 갖춰 잔치를 열어 즐기고, 그 명절의 음식물 역시 각각 적합함이 있다. 그러므로 세속의 인정은 이날이 되면 그 조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서, 다시 그 물건으로 흠향하게 하는 것이다. 비록 바른 예는 아니지만 역시 인정으로 그만둘 수 없는 것이다. 또 옛사람들은 제사 지내지 않으면 감히 잔치하지도 않았다. 하물며 이제 이 시속 명절에 이미 경전에 근거해 제사를 폐하고, 살아있는 자들만 음식을 먹고 잔치를 열어 즐기며 시속을 그대로 따른다면, 죽은 사람 섬기기를 산 사람과 같이 섬기고, 없는 사람 섬기기를 있는 사람 섬기듯 하는 뜻이 아니다. 시제(時祭) 외에 각각 향속의 옛 관습대로 그 계절에 숭상해 사용하는 물건을 큰 쟁반에 받들어 사당에 진설해 초하루를 고하는 예에 맞게 올린다면, 높이고 줄이는 절도에 거의 합치하고 곡진한 정을 거의 다해 오래도록 행할 수 있을 것임은 의심할 것이 없다." △큰 제사 때에는 매 신위마다 네 가지 음식을 사용하고, 목주(木主)를 내나가기를 청한다. 시속 명절의 작은 제사는 가묘에서만 하되 두 가지의 음식으로 한정하고 삭일 아침과 시속 명절에는 술은 한 잔을 한 번만 따라 올리는 것으로 한정한다. △물었다. "제야(除夜)에 제사를 지내는가?" 답했다. "제사 지내지 않는다." △동래여씨(東萊呂氏)가 말했다. "명절 음식물은 입춘에는 춘병(春餠)을 올리고, 원소(元宵)에는 원자(圓子)ㆍ염시탕(鹽시湯)ㆍ초퇴(焦퇴)를 올린다. 2월 사일(社日)에는 사반(社飯)을 올리고, 추사(秋社)에도 동일하게 한다. 한식에는 조당(稠당)ㆍ냉죽(冷粥)ㆍ증채(蒸菜)를 올리고, 단오에는 단종(團종)을 올리고, 칠석에는 과식(果食)을 올리고, 중양에는 유국고(萸菊고)를 올린다." 여기서 춘병, 원자, 염시탕, 초퇴, 사반, 조당, 냉죽, 증채, 단종, 과식, 유국고 음식 중에 현재 남아 있는 음식이 몇가지나 되고 그 음식이 주는 의미와 요리법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 고문헌에 등장하는 전국적인 전통음식 말고 경남의 음식 중에 사라진 음식은 얼마나 될까? 필자가 2000년에 재현한 진주냉면도 사실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사라져 있을지 모른다.

거제의 죽매면(竹梅면) 역시 지난 2016년 필자를 통한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KBS 밥상의 전설을 통해 재현은 했지만 이를 전승하는 절차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경남의 사라졌거나 잃어버린 음식을 찾아 복원하는 전수 프로젝트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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