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임기제 증원, 위인설관인지 묻는다
경남도 임기제 증원, 위인설관인지 묻는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0.05.17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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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경남도정 사상 최초의 거대군단이라는 임기제 공무원을 두고 경남도 공직사회가 시끄럽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경남도청사 신ㆍ구관을 잇는 구름다리에는 경남도청 공무원노동조합에서 3장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우리가 합시다. 임기제하는 일 우리도 할 수 있어요`, `김경수 지사님 혁신부서 줄여서 현업부서 인원을 늘려주세요`, `정책 결정 시 당사자 직원들 의견도 들어주세요. 혼자 만드는 새로운 경남은 아니잖아요?`란 내용이 적혔다.

친 노동자 성향의 김 지사 취임 당시 경남도청 노조가 환영 성명까지 낼 정도로 힘을 실어주던 과거 모습과는 매우 이례적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취임 이후 2년가량의 재직 기간 중 역대 도정과는 달리, 100여 명을 가뿐하게 넘긴 임기제 채용을 두고 경남도 공직사회의 시끌벅적은 도정운영상 필요한 시대적 요구라 해도 보은 또는 위인설관으로 치부되는 `자리`가 문제인 것 같다.

술렁거림은 승진을 먹고 사는 공직사회의 정원을 잠식, 기회를 박탈한 것에 있다. 또 지식과 경험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채용이라 해도 업무와 직위, 직급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임기제로 인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공무원들까지 업무지장을 받는다고 반발한다. 사례는 일부 고위직 임기제는 현업부서 자문권한을 부여받으면서, 결재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옥상 옥으로 신속한 업무 추진과 효율적인 정책 집행의 문제를 초래한다.

또 경력 등에 비해 과한 직급채용에도 기본적인 행정업무처리가 미숙하고 법률이나 규칙ㆍ규정보다 사견(私見)에 우선해 삐걱거림이 잦지만 부딪히려 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게 공직사회 분위기를 흐리고 사기저하로 이어져 도정 추진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김 지사 취임 이후 최근까지 임기제 공무원 정원은 86명에서 128명으로 48.8%가 늘었다. 같은 기간 실제 근무인원도 개방형 직위 임기제를 포함해 77명에서 115명으로 49.3%가 증가했다.

임기제 공무원은 지방공무원법 제25조에 따라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요구되거나 임용관리에 특수성이 요구되는 업무를 위해 기간을 정해 임용하는 경력직 공무원이다. 노조는 현재 재직 중인 115명의 임기제 공무원 중 30%가 `낙하산 인사`며 새로 채용된 임기제 상당수가 김 지사 선거 캠프 출신이거나 민주당 성향, 진보 시민단체와 연관된 인물로 전문성을 요하지 않는 행정업무에 상당수 임기제 공무원들의 낙하산 채용이 이뤄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코드인사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미국의 선거 후 논공행상은 우리보다 훨씬 노골적이다. 오바마의 하버드 로스쿨 친구들, 고향 시카고 친구들의 이름을 백악관, 정부 기관, 각국 대사 등의 명단에서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한국처럼 선거 공신들끼리의 다툼 같은 볼썽사나운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재직 중 또는 퇴임 이후, 인사에 대해 언급도 없다는 것은 논공행상을 하더라도 적재적소라는 인사의 기본 원칙을 거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조가 지적하듯, 전문성을 빙자한 코드인사는 화를 자초할 뿐 옳지 않다. 경남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명분으로 조직 확대와 정원 늘리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업무 분석을 통해 기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새로운 조직이나 자리를 만들기 위해선 조직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동의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자칫 자리만 만들려고 한다는 오해를 사기 십상이다. 특정 분야에 대한 경험과 지식은 변화를 꺼려하는 공직사회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임기제 본래의 목적대로 운영하면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지만 행정의 현실과 수요를 도외시한 보은 등 불필요한 임기제 증원은 논란을 자초하는 등 경남미래를 암울하게 할 뿐이다.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것이 바로 잘못이다`라고 논어 위령공편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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