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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통합당은 왜 폭망했을까?
미래 통합당은 왜 폭망했을까?
  • 경남매일
  • 승인 2020.05.1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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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사)경남수렵인 참여연대 회장
오수진 (사)경남수렵인 참여연대 회장

“목에 힘주고 의전만 신경쓰는데

일반 대중에게 공감 절대 못 사”

 지난 4ㆍ15총선에서 미래통합당(통합당)이 참패한 원인을 두고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 말들이 많지만, 보통사람들 눈에도 문제가 많아 보인다.

 통합당은 공감(共感)능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

 지금까지 새누리당. 한국당을 거치면서 통합당 국회의원들은 장차관, 검사장, 경찰청장, 군 장성, 판검사, 관료 등 갑의 인생만 살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분들이 선거철이 되면 표 달라고 고개 숙이고 손을 내밀지만 당선되고 나면 다시 목에 힘주고 의전만 챙기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다.

 오래전 우리 지역에서도 시(市)가 주관하는 행사장에서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시장과 국회의원이 의전문제로 다투는 추태를 부리는 일이 있었다.

 국회의원이 상석에 앉아 목에 힘주고 있을 것이 아니라 주민들 사이에서 다정하게 대화를 나눈다면 오히려 감동적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직접 식판 들고, 줄을 서서 식사차례를 기다리는 모습과, 비서진들과 함께 상의를 벗고 커피잔을 들고 청와대 경내에서 담소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특히 불통과 권위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박근혜 다음 대통령이기 때문에 더욱 많은 국민들이 감동했을 것이다.

 따라서 여공에서 변호사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화제의 인물 미래통합당 김미애 당선인 또한 ‘통합당은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폼 잡고, 의전만 챙긴다’고 평한 바 있다.

 이런 이미지가 오랫동안 국민들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데 선거철이 되면 손잡고 웃는다고 감(感)이 통할까?

 그러나 어떤 분은 문 대통령이 식판 들고 줄 서는 것을 보고 쇼한다고 하지만 어차피 정치인의 말과 행동은 국민을 의식하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공천 또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잠룡(潛龍)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거물 정치인 김두관이 양산에 출마선언을 했는데, 지방정치 경험밖에 없는 나동연 전 양산시장을 공천하면서 홍준표를 배제한 것과, 김무성 전 대표 또한 0.1%당선 가능성도 없는 호남에 헌신적으로 출마하겠다고 한 것을 막은 것은 황교안의 사심(私心) 때문이라는 세간의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이뿐 아니라 친황(親黃) 민경욱 의원 공천을 수차례 번복하면서 공천한 것과, 중진들이 주로 맡는 당 사무총장에 초선 박완수를 기용한 것을 국민들의 눈에 어떻게 보일까? 이밖에 또 다른 공천 문제는 없을까?

 마지막으로 민주당엔 잠룡이 넘쳐나지만 통합당엔 잠룡은 고사하고 리더(leader)라고 할 만한 인물이 없다.

 당시 통합당 대표인 황교안은 종로출마를 결정하는데 몇 달을 망설였기 때문에 황세모(△)라는 별칭이 회자(膾炙)되었다.

 다시 말하면 이것도(0) 저것도(X)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이낙연은 황교안보다 몇 달 전에 출마선언을 했는데 출마결정을 자꾸 미루는 것은 ‘이낙연에 자신이 없다’는 나약한 모습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또한 황교안은 n번방 사건이 국민적 큰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데 ‘호기심에 n번방에 들어간 사람은 선처’ 가능성을 언급했고, 독실한 크리스찬인 황교안은 불교행사에 참석하여 합장(合掌)을 거부하는 등 대중정치가로서, 또한 통합당 대표로서 이미지를 크게 훼손했다.

 따라서 황교안은 자신이 믿는 종교와 타인의 종교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정당, 그리고 리더가 없는 정당에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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