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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원 억울한 죽음 더이상 없어야
아파트 경비원 억울한 죽음 더이상 없어야
  • 경남매일
  • 승인 2020.05.1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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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와중에 발생한 한 아파트 경비원의 슬픈 죽음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이는 이중주차된 차를 밀었다는 이유로 입주민의 갑질에 시달리다, 모멸감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 사건이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경비원인 50대 후반 A씨는 지난 10일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달 A씨는 아파트 지상주차장에 이중 주차해 놓은 한 입주민과 시비가 붙었다. 이중 주차된 입주민의 차량을 A씨가 함부로 옮겼다면서 입주민 A씨에게 폭행을 가했다. 이후 A씨는 입주민에게 폭행은 물론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입주민은 경비실내에 있는 화장실에서 A씨를 나가지 못하게 문을 막고 폭력을 행사했다.

 고인은 죽기 전 `너무 억울하다`는 짧은 유서를 남겼다. 그리고 갑질의 흔적은 아파트 CCTV와 고인이 받은 문자 등에 고스란히 담겼다. 주택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5∼2019년 6월까지 아파트 경비원 등 관리직원에 대한 폭언과 폭행은 3천건에 육박한다. 그러나 잘리지 않기 위해 쉬쉬하며 숨겨진 사례까지 합치면 실제론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비원은 경비업법상 위험방지차원의 업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경비원은 쓰레기 분리수거, 잡초제거, 조경 관리, 청소 등 허드렛일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갑질 문제는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하는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정부는 A씨의 죽음이 억울하지 않도록 강도 높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경비업무는 언제든 우리의 부모 형제, 동료, 그리고 어쩌면 나 자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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