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김용호 시인의 ‘재미있는 거제말’ 소고
거제 김용호 시인의 ‘재미있는 거제말’ 소고
  • 한상균 기자
  • 승인 2020.05.13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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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지방자치부 본부장

거제 향토문학가 김용호 씨.

거제 토박이면서 시와 시조, 수필 등에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춘 오랜 지기다. 특히 그가 풀어놓는 거제방언, 사투리는 그저 웃어넘겨버릴 수 없는 해학과 정이 물씬거린다. 인생 70을 넘보는 나이에도 아직 왕성한 집필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해학이 넘치는 몇 가지 방언과 사투리를 옮겨보자

김용호는 ‘재미있는 거제말’이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경상도 전지역에서 공용할 수 있는 언어라는 점에서 동질성을 느낄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 건구, 정지= 건구가 많아 땟거리가 수월찬으낀데(식구가 많아 끼니거리가 수월찮을 것인데). 정지에 가모 큰 수팅이가 있다(부엌에 가면 큰 항아리가 있다). ‘#건구’는 ‘#겅구’로도 많이 발음하는데, 이는 ‘권구(眷口)’로 ‘한 집에 사는 식구’를 말한다. 즉, 표준말 ‘권구(眷口)’를 발음 편하게 ‘건구’또는 ‘겅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땟거리’를 ‘끼니거리’라 옮겼지만, 이는 표준말이다. ‘정지’는 ‘정주(鼎廚)’를 말한다. 이는 본래 추운 지방의 거주 형태로 ‘부뚜막에 방바닥을 잇달아 꾸민 부엌’이나, 거제를 비롯한 경상도에서는 부엌을 통칭해 ‘정지’라고 한다. ‘수팅이’는 ‘수티’로 말하여지기도 하며, ‘독’, ‘항아리’이다.

△배애지, 배액지= 인자 배애지가 불렀다 이 말이제? 배액지 썽도 내고(이제 배가 불렀다 이 말이지? 괜히 화도 내고). 가악중에 나보고 하라쿠모 우짜란 말이고?(갑자기 나에게 하라고 하면 어쩌란 말이냐?). ‘배애지’와 ‘배액지’는 ‘배지’와 ‘백지’를 늘여서 말하는 것이다. ‘배지’는 ‘배’의 속된 말이며, ‘백지’는 표준말로 ‘白地(아무 턱도 없이)’라고 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이 두 낱말을 ‘배아지’ 또는 ‘배악지’로 더욱 강조해 말하기도 한다.

표준말은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이 존재하는 이상 지역마다 다양한 방언이나 사투리가 존재하기 마련이고 지역민의 정서를 다양하게 담아내는 언어로 깊이 새겨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김용호 시인의 ‘재미있는 거제말’은 잊혀져 가는 언어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보존하는 그의 진면목을 다시 한번 발견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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