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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응답률 높이기 절실
여론조사 응답률 높이기 절실
  • 경남매일
  • 승인 2020.05.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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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 칼럼니스트

2020년부터 대한민국 미래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는 몇가지 국제적인 상황 변화가 몰려오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서 승리 또는 실패하는지 여부, 북한 김정은을 둘러싼 기류변화, 그리고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제적인 교역시장의 환경변화, 나아가 우리나라 실물경제의 추락 등 경제 위기는 2020년 이후 권력정치의 기상도를 예측하기 어렵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의 미래가 흐림에도, 여론조사 기관들은 지금도 정당지지도와 특정인의 대선후보 선호도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신뢰성 낮은 여론조사는 그것을 인용한 수많은 가짜 분석을 확대 재생산해 내고 있어 민의의 왜곡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특히 우리 국민과 유권자가 유념해야 할 것은 우리의 경우 고작 5~10% 수준인 여론조사의 낮은 응답률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왜 여론조사 기관들은 이것을 제고하려고 노력하지 않는지를 숙고해야 한다. 일본은 응답률이 약 40~60% 선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일본의 여론조사 기관은 어떻게해서 그렇게 높은 응답률을 이끌어 내는지 우리나라 여론조사 기관들의 연구가 절실하다.

그리고 언론들이 연일 발표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우리 국민들 중에 실제 조사에 사용된 설문, 전체 표본의 정확한 크기, 모집단, 표본오차와 신뢰수준, 조사의 구체적인 방법, 조사시기와 장소, 가중치 부여 여부 및 최종결과에 도달하기 까지의 추산과정 등 꼼꼼히 따져보고 해당 조사에 대한 조사결과를 살펴보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생각하면 이런 여론조사에 대한 결과만을 보도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일단 1천명의 조사를 통해 응답률 5% 미만의 응답과 85%가 비대면 ARS로 한 여론조사 결과는 결국 1천명에게 전화를 걸어 50명도 안되는 사람이 응답했으며, 그것도 50명 중에 85% 약 40명 남짓한 사람이 비대면 ARS로 답한 것을 대중의 여론조사 결과라 할 수 있을까부터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여론조사 표집의 대상자 수가 50여 명. 이처럼 낮은 응답률을 솔직하게 보도한다면 과연 그 여론조사에 대한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는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여론조사 응답률이 최저 50%를 넘지 못한 경우 조사결과를 보류하고 새로운 기법을 개발해 재조사를 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겠는가. 5~10% 응답자가 전체 4천300만 명 유권자를 대변할 수 있는지는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다.

세간에서 유행하는 말 중에 `없는 자리에선 나라님도 욕한다`고 했다. 왕조와 독재를 거치며 신산을 겪어온 이 나라의 민중들. 그 고단한 삶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한 방편이었을 것이다. 가끔은 고된 노동의 현장에서, 동창들과의 모임에서, 동료 직원이나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대통령을 욕하는 건 우리네 일상의 다반사였다.

누구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할 수 있고, 지지하다 보면 열렬히 좋아할 수 있다. 다만 그 정치인이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라면 문제가 다르다. 권력이 바로 서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견제 기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수준의, 다중의 감정적 지지는 국가와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통령 앞에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민주당이 `청와대 거수기`를 거부하는 목소리를 내줬으면 한다. 그것이 진정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돕는 길이다. 민주당은 친문이라는 파벌이 없다지만, 국민과 유권자는 이에 공감할 사람이 적어 보인다.

어느 정당이건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은 그 후유증을 겪게 마련이고 정당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그 진통을 딛고 새로 정비하는 것이 상례였다. 국민과 유권자들로부터 통합당을 전부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아무리 성형수술과 새 옷으로 갈아 입는다 해도 통합당이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를 망각하면 새로운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다. 오늘의 집권자 운동권은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으로 국가부흥을 이루고자 발버둥칠때 대다수가 삽질 한번 제대로 보탠 게 없다. 진보ㆍ좌파 정부는 산업화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보수ㆍ우파를 비판하면서도 산업화 세력이 낸 세금을 이용해 선심을 쓰는데는 주저하지 않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나아가 요즘 젊은 세대는 현대사의 그 진실을 너무 모르거나, 좀 안다고 해도 "보수ㆍ우파는 수구ㆍ꼴통ㆍ친일이다"라고 폄훼까지 서슴치 않아 사고의 전환이 절실하다.

이번 총선 결과는 여야 종합하면 180:110 석이지만, 유권자 41%인 1천200만 명이 야당을 지지했다. 평소 통합당 지지율이 여론조사에서 20%대로 나온것과는 큰 차이가 난다. 1천여 명을 샘플로 선정해 총 5%인 50여 명, 그것도 ARS 전화 응답자 40여 명의 응답을 받아 분석한 우리나라 여론조사를 신뢰하기는 어렵거니와 여론조사 기관 스스로가 응답률을 높이는 조사기법 개발에 솔선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국민과 유권자가 여론조사를 신뢰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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