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접목한 양식 레스토랑, 남해 미식가 사로잡다
한식 접목한 양식 레스토랑, 남해 미식가 사로잡다
  • 박성렬 기자
  • 승인 2020.05.13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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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청춘 스토리
문그로우 권승현 쉐프

상록수 거리 지나쳐 보이는 곳
시그니처 메뉴 파스타ㆍ필라프 각광
음식ㆍ음악ㆍ그림 있는 ‘문화공간’ 포부
권승현 문그로우 쉐프.
한식 접목한 양식 레스토랑집 ‘문그로우’.

‘두근두근’ 쉐프의 가슴이 요동쳤다.

손님 앞에 음식을 내놓는 손도 급상승하는 심장 박동을 따라 ‘후덜덜’ 떨렸다.

연인 손님이 주문한 음식은 ‘불고기필라프’와 ‘청양크림파스타’. 손님이 음식을 먹는 동안 승현 씨의 식도에는 음식 대신 마른침이 연신 넘어갔다.

지난 1월 가오픈 이후 지인들에게 음식을 선보이며 들은 음식평을 통해 꾸준히 완성도를 높이기는 했지만 생판 모르는 손님들의 객관적인 평가는 과연 어떨지? “양식인데도 한식 같은 느낌이네. 맛있다”, “크림파스타인데 청양고추가 들어가서 느끼하지 않고 좋네.” 음식을 맛본 손님들의 호평. 권승현 쉐프는 비로소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남해청년 권승현, 될성부른 사람 ‘음식떡잎’= 권승현 씨는 지난 1993년 남해읍 남변리 죽산마을에서 권성은ㆍ이이덕 부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신통하게도 일곱 살 때부터 부엌에 드나드는 것을 좋아하더니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어머니의 식사준비를 거들며 “음식 만드는 법을 알려 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음식이 좋았어요. 또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했고 사회복지에도 관심이 있었죠. 요리를 좋아하기는 했어도 직업으로 삼겠다는 생각까지는 안 했기 때문에 대학에서는 사회복지를 전공했어요. 그런데 졸업하고 보니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결국 요리더라고요.” 요리를 업으로 삼기로 마음먹은 그는 서울로 상경, 지난 2018년 양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다. 그리고 양식 레스토랑에 취업해 본격적으로 음식과 레스토랑 운영시스템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레스토랑 근무 1년여, 체내에 음식 내공을 쌓을 ‘단전(丹田)’을 형성한 그는 자신의 요리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 요리를 공부할 때부터 ‘내 가게를 열고 싶다’고 생각하고 시작했어요. 서울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것은 경험을 쌓기 위해서였죠.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음식만큼 중요한 레스토랑 운영 체계를 알게 됐고 이제 고향에서 내 음식점을 열기로 마음먹었어요.” 권승현 대표는 지난해 6월 고향 남해로 돌아온다. 그리고 2020년 벽두, 남해읍 화전로 38번가길 14. 현 위치에 양식전문점 ‘문 그로우(moon glow)’를 개업했다.

▨양식당 ‘문 그로우’, 필라프ㆍ파스타가 시그니처 메뉴= ‘문 그로우(moon glow)’는 달빛이라는 뜻이지만 하늘 향해 곧게 자라는 나무의 명칭이기도 하다. 올곧은 모양새가 보기 좋고 일 년 내내 ‘초록색’인 상록수라서 더욱 멋진 나무다. 승현 씨는 문 그로우 나무를 좋아해 가게 입구에 문 그로우 나무들을 심었다. 문 그로우 길을 지나 문을 열면 거기서부터는 양식 전문점 문 그로우다.

상차림을 살펴보자. 파스타(pasta) 종류로는 ‘청양크림 파스타’와 ‘쉬림프 로제 파스타’가 있다. 문 그로우의 간판으로 자리 잡고 있는 청양크림 파스타(1만 1천900원)는 크림파스타에 청양고추를 가미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음식으로 느끼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또 쉬림프 로제 파스타(1만 2천900원)는 새우와 크림, 토마토를 이용한 파스타로 고소한 크림과 향긋한 토마토의 조합이 풍미를 더해준다. 필라프(pilaf)에는 ‘불고기 필라프’와 ‘쉬림프 필라프’가 있는데 볶음밥에 탱글탱글한 새우의 식감을 느끼고 싶으면 쉬림프 필라프(1만 900원), 짭짤하고 고소한 불고기 볶음밥을 맛보고 싶을 때는 불고기 필라프(1만 1천900원)가 좋다.

이 밖에도 부챗살을 그릴에 구워 불향과 육향을 느낄 수 있는 불고기스테이크(2만 2천900원)가 준비돼 있으며 사이드메뉴와 디저트로 감자튀김과 아이스크림, 음료ㆍ맥주 종류로 각종 에이드와 밀크쉐이크, 콜라 및 스프라이트, 클라우드 생맥주 등이 마련됐다. 사이드메뉴와 음료 가격대는 2천원부터 6천원까지이다.

▨음식과 예술 ‘복합문화공간’ 지향, ‘청년 점포 더 늘었으면’= 청정 보물섬 남해에서 오너 쉐프(owner chef) 인생을 시작한 권승현 씨. 그에게는 두 가지 목표가 있다.

승현 씨는 “양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양식을 만들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ㆍ중ㆍ일ㆍ양이 조화를 이룬 저만의 퓨전음식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문 그로우’가 온 가족이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미술을 전공하셔서 아버지와 다른 화가분의 작품들을 여러 점 걸어두었거든요. 맛있는 음식과 차를 즐기며 음악과 미술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 공간, 그게 문 그로우의 지향점이죠”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그는 “청년창업거리와 맞물려 화전로 일대에 기분 좋은 변화가 시작됐다고 봐요. 앞으로 이곳이 음식점은 물론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점포들로 가득 찼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점포들을 남해청년들이 꾸려갔으면 좋겠어요”라고 남해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문 그로우 나무를 좋아하는 남해청년 권승현 씨. 곧게 서서 사철 푸르름을 뽐내는 문 그로우처럼 그의 앞길이 늘 청명하고 반듯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길에 문 그로우를 닮은 여러 남해청년들이 함께하기를 기대해 본다.

문 그로우는 오전 11시 30분 개점하고 오후 9시 30분까지 운영하며 마지막 주문은 8시 30분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이다. 이용문의는 055-862-8009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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