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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ㆍ일상의 ‘공존’은 사람간 ‘공존’에서
방역ㆍ일상의 ‘공존’은 사람간 ‘공존’에서
  • 경남매일
  • 승인 2020.05.08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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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구 사회부 차장

휴일인 지난 4일 아내와 함께 방문한 다대포 해수욕장의 풍경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갑자기 찾아온 더위 탓에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마스크마저 벗어 던지고 삼삼오오 모여 바닷바람을 쐬며 여가를 만끽하기 바빴다.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각종 행사와 모임을 자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6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다곤 하지만 긴장이 풀어진 모습이 역력했다.

정부는 지난 3일 확진자가 10명 이하로 감소하자 얼어붙은 경제 활동의 정상화를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지난 3월 22일부터 5월 5일까지 45일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된 것이다.

새롭게 시행되는 생활 속 거리두기는 일상생활과 경제ㆍ사회활동을 영위하면서도 감염 예방 활동을 철저히 지속해나가는 장기적, 지속적인 방역체계를 말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생활 속 거리두기가 코로나19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국민 개개인과 우리 사회 모두가 스스로 방역에 책임을 지는 방역 주체가 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피로감이 쌓인 데다 행락철이 다가오자 이를 느슨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개인의 생활방역을 위한 5대 기본수칙과 31개 유형별 세부지침을 발표했지만 이를 숙지한 사람도 많지 않아 보인다. 5대 수칙은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 △사람과 사람 사이 두 팔 간격 충분한 간격 두기 △손을 자주 꼼꼼히 씻고, 기침할 때 옷소매로 가리기 △매일 2번 이상 환기하고, 주기적으로 소독하기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등이다. 이런 생활 방역으로의 전환은 일상 복귀를 위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안이한 시민 의식 말고도 만만찮은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우선 코로나19는 무증상자나 경미한 보균자가 많아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을 일으키는 특성을 가진다. 이 때문에 ‘스텔스 바이러스’로도 불린다. 최근에도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환자가 10여 명 발생한 바 있다. 아울러 여름이 지나고 2차 대유행을 경고하는 전문가의 목소리도 끊이질 않는다.

이는 적극적인 생활방역 참여 없이는 일상 복귀가 힘들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코로나19는 치열한 경쟁을 잠시 멈추고 서로를 배려하게 했다. 경제 활동은 재개돼야 하며 이런 배려도 지속돼야 한다.

이번 황금연휴 기간 조심스럽지 못한 국민 탓에 관광지가 문전성시를 이뤘고 그 성적표는 잠복기가 끝나는 2주 후 받게 된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일부 국민의 생각이 또 다른 집단 확산으로 이어져 다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로 격상될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에는 나 혼자만의 느슨한 생각이 심각한 사회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개학을 강행했고 감염자가 부지기수로 늘어난 싱가포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방역과 일상의 ‘공존’은 사람간 ‘공존’에서 출발한다. 작은 배려가 내 가족은 물론 우리 사회를 지키는 강력한 무기라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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