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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독립운동가 유튜브 전시 `아쉬운 만남`
여성 독립운동가 유튜브 전시 `아쉬운 만남`
  • 김정련 기자
  • 승인 2020.05.03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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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ㆍ1 윤슬미술관 전시 코로나로 취소

`어와 만세 백성들아…` 작품 전시

여성 인권ㆍ성평등 출발점 제시
서상희 작가 작품 `슬픔으로 가는 길 2019`.
최규락 작가의 작품 `태극기`.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결연한 저항 의식과 독립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 배달래 작가의 작품 `길 2020`.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항일투쟁은 남성 못지않게 치열했지만, 여성 독립운동가들에 관한 유물이나 역사적인 자료는 충분하게 남아 있지 않다.

이를 보완하고자 예술가들이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동원해 역사에 모자라는 부분을 보완해 전시를 준비했다.

여성 독립운동가를 다룬 전시 `어와 만세 백성들아, 여성_독립운동_김해`가 지난달 30일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공식 유튜브 채널(http://bitly.kr/YiaNGO3uZ)을 통해 개막했다.

(재)김해문화재단은 3ㆍ1 만세운동의 상징인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지난 3월 1일 김해 최초로 여성독립운동을 다룬 전시 `어와 만세 백성들아, 여성_독립운동_김해`를 윤슬미술관에 마련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휴관 방침에 따라 시민들에게 선보이지 못했다.

재단은 휴관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관람객들이 온라인으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 온라인 전시를 준비했다.

이번 온라인 전시에서는 전시를 기획한 최정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장이 국립여성사전시관에서 제공한 여성독립운동가 관련 유품들과 연구 자료와 10명의 참여 작가의 예술작품 등을 바탕으로 여성독립운동가를 조명한다.

10명의 예술가들은 회화, 도자, 조형, 영상, 설치, 아카이브 작업 등을 통해 여성독립운동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여성독립운동의 역사는 여성의 정치적인 자각과 성 평등, 여성의 인권을 이야기하기 위한 중요한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어 이번 전시는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의병 활동에 가담했던 윤희순, 2ㆍ8 독립선언서를 배포하고 임시정부 의정원에서 활동했던 김마리아, 만주 무장 항일조직에서 일제 총독 처단을 시도한 남자현, 조선의용군 여자부대를 지휘했던 조선의 잔 다르크 여장군 김명시, 한국 최초 여성 비행사로 광복군 비행대 작전을 세웠던 권기옥과 같이 수많은 위대한 여성독립운동가들이 존재한다.

여성 독립운동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밀사 역할을 하며 군자금을 모으고 생존을 위한 뒷바라지를 비롯한 여러 단체의 안살림을 도맡기도 했다. 전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 독립가들이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져 있지는 않았는지 의구심을 가지고 여성의 역사를 다시 쓰기 위한 시도로 기획됐다. 먼저 김해 장유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한 김승태 독립운동가의 어머니인 조순남 여사를 시작으로 이번 역사를 되돌아본다.

조순남 여사는 만세운동 당시 직접 보고 겪은 실상을 낱낱이 고발한 일종의 언론 보도문인 `김승태 만세운동가`를 저술했다. 전시의 제목 `어와 만세 백성들아`는 바로 그 글의 첫 구절이다. 전시는 막땅 삐에달뤼(Martin Piedallu)의 장엄한 음악을 배경으로 최규락 작가의 도자조형 작품 `태극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손수민 작가가 제작한 조순남 여사의 초상화인 `메시지` 등을 소개한다.

김민혜 작가는 조순남 여사를 현재로 소환하는 영상과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김 작가는 조순남 여사와 동명인 3명의 김해시민을 만나 조순남 여사를 기리며 함께 누비이불을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았다. 동시에 한편으로는 `현재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이 과연 과거와 많이 달라졌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모습을 담기도 했다.

이밖에도 배달래, 서상희, 김미진, 최정수, 권혜원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참여 작가들은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이해를 제공하는 역사적 자료와 달리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만드는 예술 작품의 힘은 강렬하다. 이번 작품은 보는 이들의 마음 속에 오랫동안 남아 그 의미를 다각도로 생각해보게 할 것이다"고 전했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최정은 관장은 "여성 독립운동의 역사는 여성의 인권과 성 평등을 논하는 데 있어 주목해야 할 중요한 출발점이다. 이번 전시가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와 미래에 새로운 여성의 역사를 쓰기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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