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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가루 미래통합당` 망하려면 확실히 망해야…
`콩가루 미래통합당` 망하려면 확실히 망해야…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0.05.03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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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심판` 내세워 중도층 등 돌려
미래도 통합도 없이 자리싸움만
민주당도 민심 파악 못 할 경우엔
성공 불가능하다는 선례 되새겨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박재근

 

 

21대 국회 개원도 전에 개헌바람이 보통 아니다. 진원지는 총선 결과 슈퍼파워가 된 민주당이다. 때가 아니란 여론도 아랑곳없이 차기 당권주자를 축으로 한 개헌바람이 거세다.

그 빌미는 총선을 전후한 통합당에 있다. 통합당, 조짐이 심상찮았지만 당권과 대권에 취한 초짜들의 행진마냥 거침이 없었다. 막장공천이란 논란에도 선거흥행사 역할을 떠맡아야 할 정치적 자산인 중진제거 컷오프와 지역구 변경 등 짜깁기로 얼룩졌다.

때문에 본보는 칼럼을 통해 `미래통합당에 미래가 있는가`를 물었다.(2020년 3월 22일) 그런데도 정권심판에만 매달린 결과, 되레 야당심판이란 거센 바람이 불어 기대한 보수쏠림은커녕 되레 중도의 진보행렬을 도왔다. 노이즈마케팅은커녕,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자유당 때 구호도 유분수지 선거 전략이란 게 `표 동냥` 수준에 그칠 뿐 이념도, 과거 단절도 리더십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지층 마케팅에 치중하다 고객을 다 놓친 꼴이다. 날이 새면 뒤바뀌는 공천변경 등 뒤죽박죽인 판에 국민을, 경남도민을 감동시키는 신선한 메시지를 기대한 것 자체가 난센스였고 헛꿈이었다. 그 결과는 190(범여권) 대 110(범야권). 경악스러운 격차였다. 여도 야도 가보지 못한 길이 열렸고 개헌 말고는 다 할 수 있다. 벌써 21대 국회개원도 전에 개헌바람이 부는 등 슈퍼파워를 거머쥔 여당. 정당사에 보기 드문 독주조짐이 벌써 엿보인다.

물론, 원인은 미래도 통합도 없는 미래통합당에 있다. 통합당은 영남권 의석 65개 가운데 56개를 차지했다. 경남은 16석 중 12석을, 대구는 12석 중 11석을, 경북은 13석 모두를 석권했다. 반면 수도권에서는 121석 중 16석만 선택받았고 영남을 제외한 지역구 188곳에서는 28곳을 겨우 얻었다.

코로나19 같은 외적 변수도 있었지만, 보수쏠림만을 지나치게 기대했을 뿐 설득 노력이 턱없이 부족, 중도이탈도 가속화시켰다. 선거 이전부터 민심 이반의 신호가 끊임없이 나왔고, 소득주도성장 등 국정에 대한 반사이익만 챙기려 했을 뿐, 수권능력이 안 되는 제1야당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또 참패를 당했다면 처절하게 반성해도 시원찮을 판에 통합당은 총선 후 당 진로를 놓고 갑론을박이다. 참혹한 상황에도 당권과 2022년 대권을 사이에 두고 이해관계가 반영된 자리다툼으로 비치는 등 싹수가 노랗다. 190(범여권) 대 110(범야권). 경악스러운 격차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 차이가 9%포인트도 안 된다는 인식은 위험한 발상이다. 환골탈태 가능성을 찾아볼 수 없는 콩가루로는 곤란하다. 또 상임위원장 배분을 겨냥,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교섭단체로 만들려는 꼼수,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지급 공약에도 딴말을 하고 일각에서의 총선불복 주장 등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그런 상황을 두고 상당기간 야당 유고(有故)설이 나돈다.

그렇지만 과거를 훌훌 털고 미래로 나아간다면 기회가 있다. 가는 길이 험난해도 제1야당의 길은 분명히 있다.

DJ는 83석으로 정권을 거머쥐었고 17대 국회에 진출한 소수정당 민노당은 당시 152석의 거대 여당 열린우리당을 견인했다. 무상의료 및 교육ㆍ부유세ㆍ카드수수료 인하ㆍ임대차보호법 등 5대 의제에 있다. 꿈이 현실화 된 무상교육마냥, 여당압승보다 야당참패로 기록되는 4ㆍ15 총선은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구호가 얼마나 충격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다. 압승한 여당은 대화와 양보를, 참패한 야당은 변화와 승복의 자세가 요구된다.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세상, 세상은 돌고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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