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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밴 어린시절
몸에 밴 어린시절
  • 경남매일
  • 승인 2020.04.3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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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교육심리학 박사/독서치료전문가

‘몸에 밴 어린 시절’은 미국 오하이오주립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미국신경정신의학회의 전문의를 지냈으며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시의 어린이 정신건강 센터의 책임자로 일한 경험이 있는 휴 미실다인이 지은 책으로(이종범, 이석규 옮김), 가톨릭 출판사에서 출판했다.

‘몸에 밴 어린 시절’은 미실다인이 자신의 임상경험이나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내재과거아’라는 개념을 통해 성인들의 마음속에 자라고 있는 원만한 정서 생활을 가로막는 몸에 밴 어린 시절에 대해 많은 연구를 진행하였다. 미실다인의 내재과거아의 개념을 살펴보면, ‘내재과거아 (inner child of the past)’혹은 ‘내재아(inner child)’는 어린 시절의 경험이나 감정이 성인이 되어서도 끊임없이 정서 생활과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에 따라 나온 개념이다. 특히 현실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많은 정신장애의 많은 부분은 부모의 잘못된 양육방식, 특히 완벽주의, 강압, 유약, 과보호, 심기증, 징벌, 방치, 거부, 성적 자극에 기인한 것이 많다는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과거 몸에 밴 어린 시절의 영향권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어린 시절에 대한 스스로의 태도가 현재의 우리를 잘못 인도한다는 것이다. (김성곤. 2006) 부모 역할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부모가 된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바일 것이다. 결혼 생활 가운데 부모가 되는 기쁨도 크지만 또한 부모가 감당해야 할 책임과 고통 또한 크다. 거저 어른이 되지 않듯이 거저 부모가 되지 않는다. 부모도 사람이기에 실수를 하는데 아이들은 그런 부모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어린 자녀에게 부모는 신과 같은 존재이며 어릴수록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부모를 통하여 세상을 알아가고 부모가 세상을 향한 절대적인 모델이 된다.

휴 미실다인은 우리의 어린 시절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연구한 결과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은 어린아이는 결혼을 하여도 둘이 누운 침대에 넷이 누워있다고 할 만큼 결혼생활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또는 내 마음속에 있는 내재과거아와 어떻게 하면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어린 시절의 감정과 행동은 우리의 일부이며, 부모도 인간이므로 결점이 있을 수 있고, 따라서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근본적으로 인간에 대해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는다면, 과거내재아와 나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고 스스로에게 관대하면서도 분별 있는 부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성숙이라는 목표에다 주의를 집중하기에 앞서 그것들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나 자신이 스스로에게 훌륭한 부모 역할을 수행한다면, 어린 시절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던 부모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김성곤. 2006) 끊임없고 한계가 없는 부모의 욕구나 아이를 향한 바람이 얼마나 아이에게 끝없는 노력을 요구하게 하고 쉼이 없는 아이들의 삶이 스스로를 비참한 낙오자로 만들 수 있다는 현실을 돌아보며 바람직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자.

아이 고유의 모습을 인정하고 보아줄 수는 없는지 부모라는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교훈과 교육을 해야만 하는지! 그럼으로써 아이와 내가 함께 누려야 할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부모의 완벽주의는 지금 내 세대에서 정리하지 않으면 대대로 대물림된다고 하니! 어디쯤에선가는 우리의 바람과 소망도 적절히 멈춰야 하지 않을까!사랑한다면서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편안한 휴식을 주고 함께 그냥 있는 그대로 행복하면 되는데! 끊임없이 무지개를 좇아가듯 성공을 향한 환상을 쫓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아이를 그대로 인정해주고 아이의 모습을 그대로 사랑해주고 이제 그만 행복해지자! 체면 같은 거는 봄빛 낙동강에 띄워 보내고 편하게 아이와 함께 삶을 즐기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그 무엇도 아닌 일상의 소소한 행복임을 우리 모두 깨닫고 있지 않는가! 내가 누리는 작은 행복들에 머리 숙여 감사한다. 그 작은 행복을 주는 아이들에게도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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