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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속젓`과 `갈치순태젓`은 다른 음식
`갈치속젓`과 `갈치순태젓`은 다른 음식
  • 경남매일
  • 승인 2020.04.27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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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문화연구가 김영복

인터넷은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정보의 바다이다.

한편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세상의 문은 열렸지만 그 문을 통해 함께 들어온 폐해들도 적지 않다.

인터넷 환경은 의사소통과 협업 기반의 `집단지성`을 실현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는 하지만 인터넷에 넘쳐나는 정보가 모두 집단지성의 산물은 결코 아니다.

인터넷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사실로 둔갑하는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백과사전을 표방하는 사이트에서 잘못된 정보의 유통은 그만큼 파급력도 클 수밖에 없다.

식생활 문화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이런 오류를 발견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또한 가사 오류를 발견한다 해도 이를 바로 잡기는 쉽지가 않다.

하나의 실례를 들어 보자.

생선의 아가미를 경남에서는 `순태`라 하고 경북에서는 `순태-기`라고 한다. 그리고 생선의 내장을 `속`이라 한다.

그런데 네이버 음식 백과 전통 향토음식 용어 사전을 보면 전남의 `갈치속젓`을 소개하면서 이칭으로 갈치내장젓(경남), 갈치순태젓(경남) 이라고 해 놓았다.

그리고 내용에서 `경남에서는 갈치내장젓, 갈치순태젓이라고도 한다`라고 해 놨다.

다음의 농촌진흥청 전통 향토음식 DB에도 갈치내장젓을 소개하면서 `갈치순태젓`이라고 부기해 놨다.

전북 음식문화 플라자 기호 식품류에도 `순태젓(갈치속젓)`이라고 해 놨다.

이를 인용해 모 잡지 2019년 11월 4일 `먹보들의 제철 해산물`에서는 "남쪽에서 즐겨 담는 갈치속젓도 빼놓을 수 없다. `순태젓`이라고 하는 이 젓갈은 시궁창 색을 띤 데다가 향까지 오묘해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데 그 독특한 감칠맛은 다른 생선 내장 젓이 흉내 낼 수 없는 개성의 영역이다"라고 써 놨다.

푸드조선은 "순태젓은 갈치 속과 전어살을 함께 삭혀 만든 젓갈로 냄새가 약하고 단맛이 난다" "갈치속젓의 일종인 순태젓에 찍어 먹으면 곰삭은 젓갈의 감칠맛이 구수하게 묻어난다"라고 했다.

즉 `갈치속젓`이 `갈치순태젓`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갈치속젓`과 `갈치순태젓`은 주재료가 다른 엄연히 다른 음식이다.

`갈치속젓`은 갈치의 내장으로 담그며, `갈치순태젓`은 갈치의 아가미 부분으로 담는 젓갈이다. 갈치 아가미로 담는 젓갈을 `갈치 아가미젓` 또는 제주 방언으로 `갈치 알개미젓`이라고도 한다.

이렇듯 인터넷 백과사전에서의 잘못된 정보가 일부 언론사에서 인용되고 수많은 인터넷 판매업체나 네티즌들이 불로그나 카페를 통해 인용 전파하게 된다.

특히 갈치 아가미로 담지 않고 갈치 내장으로 담은 젓갈을 `갈치순태젓`이라고 잘못된 정보가 사실인 양 식품 제조사의 제품에 표기가 된다면 그건 고의가 아니라 해도 고객을 기만하는 경우가 된다.

적어도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백과사전 등에서는 자료의 검증에 검증을 거쳐 정확한 정보를 게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거짓 정보가 마치 사실인 양 오도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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