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나 `경남홀로서기`로
신산업과 이를 견인하는
대학육성으로 경남 되살려야
추락하는 경남과 홀로선
호남ㆍ충청권의 비교가 반면교사
4ㆍ15 총선은 정부ㆍ여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하지만 보수 야당이 벼르던 이슈는 힘을 잃었다. 막장 공천이 전조인 양 소득주도성장을 중심으로 한 경제 실정, `조국 사태`와 울산 선거 개입 의혹도 희미한 잔상만 남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여권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도 빗나갔다. 야당의 안이함과 전략 부재 탓이다. 때문인지 "깜이 안 되는 것들을 앉힐 때는 다 이유가 있는 기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경남 정치 1번지에 출마한 모 후보,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건립을 공약, 내건 현수막을 교체하는 등 논란을 겪었지만 코로나19가 바꾼 게 일상뿐이 아닌, 삶이 팍팍한 급박한 상황에서 가당키나 한 공약인지 헛웃음이 나온다. 비판을 의식한 게 그나마 다행이지만 또 다른 후보는 자존심(自尊心)을 내걸었다.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이란 사전적 의미를 거론하지 않아도 그 후보의 일탈한 처신이 손을 꼽을 정도여서 분명 현자(顯者)는 아닌데도 객소리를 해댄다.
여야, 너 나 없이, 무엇 하나 제대로 챙긴 게 없으면서 경제 해결사인 양 나불거리는 것도 정말 꼴불견이다. 하루 버티기가 힘든 지금, 경제 강점이란 보수 야당이 전략적 사고가 있었더라면 `재난기본소득` 의제를 선점했어야 했다. `선별적 지원`이냐, `보편적 지원이냐`는 그다음 문제다.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몇 푼이 아쉬운 대다수 국민 형편을 도외시하고 한가한 이념논쟁을 할 땐가를 되묻는다. 시의적절치 못한 대책은 대책이 아니다.
설상가상, 당 대표와 사무총장의 행태는 보수 유권자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총선 후 주도권 장악을 위한 포석이겠지만 막장 공천은 도민들에게 20대 총선 직전의 `옥새 파동`을 떠올리게 했다. 때문에 총선 이후, 거센 후폭풍은 자신들을 향할 것이란 여론이 총선도 전에 나온다.
그렇다고 집권 여당에 호의적이지도 않다. 직격탄을 맞은 경남경제는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떠올리게 하고 형해화(形骸化)된 개정선거법에 따른 꼼수 비례정당 난립 등 죽을 쑤고 있지만 집권 여당의 야당 복(福)은 정말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야당 복, 여당 복을 논하기조차 힘 빠진 경남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여야 후보들 인식도 코로나19에 묻힌 듯 경남을 위한 정책이나 비전을 내세우는 후보 찾기가 쉽지 않다.
경남의 지속 가능한 성장, 대한민국 경제 심장이 되려면 경남인재들이 실천적 행동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줘야 한다. 경남도의 청년특별도 목표도 여기에 있지만 현실적 성공 척도인 `IN 서울`을 향한 인재 행렬을 탓할 수가 없다. 340만 경남과 비교, 인구 180만 명인 전북은 로스쿨이 2개 대학에, 의대는 3개나 소재했다. 또 전국 7개 치대 중, 호남권에는 4곳이나 있지만, 경남은 치대도 없고 한의대도 없다. 진주권역를 제외한 250만 명의 도민이 살고 있는 경남 중동부 권에는 상급병원마저 없다.
미래 산업과 연계해 발전 토양이 될 로스쿨, 의대, 치대, 약대, 한의대, 공대 등 어느 것 하나 규모에 맞게 구색을 갖춘 대학이 없다. 도내 대학들과도 연계를 강화, 창원대학교 의대, 경남대학교 한의대, 경상대학교 치대, 영산대학교 로스쿨, 신산업 공대 유치 등에 나서야 한다. 대학발전 없는 경남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총선 공약에 앞서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한 여야 지도부 공언이 뒤따라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경남 정치인들이 경남을 위한 정치를 않으니, 홀대를 받고 GRDP 3위로 추락하는 등 과거에 매몰되니 충청ㆍ호남권에도 비견되지 않을 정도로 미래가 없다.
4년의 배지만 보장받고 일신의 영달만을 누렸을 뿐, 경남 출신이 경남을 위해 제대로 일한 정치인은 없었다. 따라서 동남권을 잣대로 해 현안을 빼앗긴 허울뿐인 부ㆍ울ㆍ경을 깨고 홀로서기를 통해 경남 이익에 우선하는 정치인을 선출해야 한다. 민둥산에는 새가 날아오지 않는다. 봉황이든 잡새든 온갖 새들이 날아들 수 있도록 숲이 우거진 경남을 만들어야 한다.
2400년 전 플라톤은 "스스로 통치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을 경우에 그에 대한 최대의 벌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한테 통치를 당하는 것"이라 했다. 최선(最善)이 아니면 차선(次善)을 택해야 하는 게 선거다. 하지만 4ㆍ15총선은 "최악(最惡)이 아니라 차악(次惡)"을 택하는 게임이다. 그런데도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다. 경남을 확 바꿀 4ㆍ15총선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