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7:52 (금)
5천원짜리 한 끼 ‘보약 같은 점심’ 즐기는 행복
5천원짜리 한 끼 ‘보약 같은 점심’ 즐기는 행복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0.04.02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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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 멋집
김해 내덕 고향밥상

12가지 넘는 반찬마다 정성 가득
좋은 재료ㆍ양념 사용은 기본

음식 맛에서 바로 “고향맛” 감탄
음식값 따져 최고 가성비 음식
찾는 손님마다 행복 미소 넘쳐
고향밥상을 찾은 손님은 옛날 엄마의 손맛을 느끼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김득지 고향밥상 대표는 “한 끼의 보약을 대접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한다”고 말한다.

한 끼 식사를 한 첩의 보약처럼 정성을 다해 내놓은 식당이 있다면 꼭 들르고 싶어진다. 점심 한 끼를 부담 없이 제대로 먹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같은 좋은 정보가 없다. 더더욱 보약 한 첩의 값이 5천 원이라면 어떨까? 김해 내덕에 있는 ‘고향밥상’에서는 5천원짜리 보약 같은 밥상을 차려 먹을 수 있다. 뷔페식 식당이다. 열두 가지 반찬에 두세 가지 국이 준비돼 있다. 생선을 접시에 얹고 죽과 알찬 디저트를 보면 꼼꼼한 밥상인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밥과 여러 반찬에 국을 곁들여 식탁에 놓고 앉으면 엄마 밥상 같다는 생각이 마음에 쏙 들어온다.

고향밥상에 내놓는 반찬은 꼭 집에서 먹는 맛이다. 집에서 옛날 엄마가 차려준 바로 그 맛이다. 고향밥상에 와서 손님들은 고향 같은 푸근한 마음을 음식 맛에서 찾는다. 정갈하게 차려진 반찬마다 정성이 듬뿍 담겨 접시에 담기 바쁘다. 손님들이 걸음을 옮기며 반찬을 담다 보면 접시가 수북해진다. 욕심을 부리지 않아도 자연스레 접시에 반찬이 차곡차곡 놓인다. 그만큼 반찬 하나하나가 명작이다. 어떤 손님은 괜스레 반찬을 담다보면 미안한 생각까지 든다. “5천원을 내고 이만한 대접을 받아도 될까”라는 미안함이다.

고향밥상을 찾은 손님은 음식 맛의 정성뿐 아니라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천연 발효 조미료를 쓰는 세심한 배려까지 담겨 있다는 것을 알고 반드시 다시 찾는다.

정갈하게 준비된 반찬을 맛보면 고향 맛이 저절로 느껴진다.
김해 내덕중학교 옆에 있는 고향밥상에서는 5천원의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지난 2018년 9월에 고향밥상 문을 연 김득지 대표(62)는 “코로나19 사태로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에는 반찬 한두 가지라도 더 내놓고 싶은 오기가 생긴다”며 “한 끼 밥으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하면 내 자신도 더없이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점심만 파는 고향밥상에는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는 250명 내지 300명의 손님이 찾았다. 가성비가 최고인 고향밥상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손님이 줄었다. 150명 내지 200명이 찾는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각하는 손님들의 발길이 줄은 탓이다.

김득지 대표는 음식을 만들 때 고수하는 원칙이 있다. ‘고급 양념을 아낌없이 쓴다’는 원칙이다. 음식 재료를 엄선하는 건 기본이다. 김 대표는 거기에 초가성비 음식을 만들어 내는 자부심을 곁들인다. “한 끼 5천원 밥상에 좋은 재료와 양념을 쓴다면 그게 가능한가라고 되묻는 사람이 있지만 많은 손님이 찾아오기 때문에 운영이 된다”고 말한다. 이어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만족스러운 모습에서 이윤을 많이 내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있다”고 덧붙인다.

김 대표는 고향밥상을 운영하면서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서민 곁에서 서민의 입장에서 식당을 운영한다. “음식의 맛을 내는 데는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기 때문에 손님은 찾아오기 마련이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식당 이름이 그냥 고향밥상이 아니다. 김 대표의 손맛이 영락없는 토속적인 엄마표이기 때문에 손님들이 알게 모르게 찾던 ‘그 맛’이라고 입이 먼저 안다.

김 대표가 고향밥상 문을 열자 말자 손님이 많이 찾은 건 아니다. 개업 후 7~8개월 동안은 맛과 가격이 훌륭해도 손님 발길이 뜸했다. 이후 다른 식당과 비교할 수 없는 맛과 가격 때문에 단골이 생기고 입소문을 타고 고향밥상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앞으로 고향밥상을 찾는 손님에게 “한 끼의 보약을 대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김 대표의 미소에서 고향밥상을 찾는 모든 손님은 고향 엄마를 찾아오는 행복 또한 계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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