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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총체적 경제 위기
코로나19와 총체적 경제 위기
  • 경남매일
  • 승인 2020.04.02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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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태균

IMF와 2008년 국제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는 불신(不信), 불안(不安)과 불만(不滿)의 소위 삼불(三不)이 팽배해 있는데, IMF와 금융위기 등 우리 경제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정부가 구원투수로 등장해 수차례에 걸친 양적완화 정책 때문에 일단 급한 불은 끌 수 있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근간인 시장경제 질서가 자체의 조정과 통제 기능을 상실해 정부의 개입만이 시장경제를 위기로부터 구출할 수 있다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발생한 경제 황폐화는 IMF와 2008년 금융위기와는 또 다른 양상으로 그때보다 경제적 타격이 크게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IMF와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경제활동은 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는 모든 경제와 소비생활에 방역과 감염원 차단을 위해 제한이 따름으로써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현실은 비참할 수밖에 없다.

해마다 급성장을 거듭하던 해외여행 업계는 국내 1, 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으며 도산 위기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국내 관광은 어떠한가. 국내 제일의 관광지인 제주도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진 가운데 제주도마저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타시도와 외국인이 관광 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형편이다. 진해 군항제를 비롯한 지자체가 중심이 돼 연중 개최하고 있는 봄꽃 축제들도 대부분 취소됐다.

정부가 감염원 차단을 위해 거리두기 캠페인을 4월 5일까지 실시하고 있어, 각종 모임이나 심지어 종교활동까지도 사실상 제한하고 있다. 식당과 음식점엔 손님의 발길이 끊겼고 가뜩이나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증대 성장 정책 때문에 큰 타격을 받았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한계에 처해 있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정부가 긴급생활비를 위해 지역 상품권을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나눠주는 위기 타개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성과가 현실로 나타날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쿠폰을 나눠주더라도 지금은 소비자가 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소비활동을 자유로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는 일본과 IOC가 끝까지 개최를 고수하려던 도쿄 올림픽도 코로나19 앞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지구상에 감염병을 급속도로 파급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현재도 진행형으로 앞으로 확진자가 얼마나 증가하고 사망자가 늘어날지 과학적인 예측도 불가능한 상태다. 코로나19에 대한 백신과 치료제가 없고 이것이 개발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임상시험을 거쳐 사람에게 실제로 언제쯤 적용될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언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지 알 수 없고 국제적인 경제 위기도 가중되고 있으므로 코로나19로 인해 소상공인과 서비스 업체들이 종업원을 줄이고 있어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과 청년들의 알바 자리 구하기도 힘든 실정인데다 대기업을 비롯한 중소기업의 신입사원 모집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노동자의 해고도 예상돼 고용에 대한 불안심리도 커질 수밖에 없다. 노사 공동체 의식이 결여돼 있는 우리나라 기업환경으로 볼 때 노동조합은 투쟁을 기치로 자기 몫을 챙기자는 이기주의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며, 비정규직 해결이나 실업난 해소 등 노동계 전체의 이익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져 전체 노동자들의 이익과 노사 화합도 걱정된다.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부르짖고 있지만 우리 현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수평적 협동 관계가 아닌 예속적인 수직관계인 것도 부정하지 못할 현실이다.

도산의 위기에 처한 여행업체를 비롯한 자영업과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특별한 정책적 배려가 절실한 시점이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가 구상하고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긴급생활비 지원과 소비활동 진작을 위한 쿠폰을 나눠주는 것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함으로써 근로자의 해고를 막고 가계소득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정부ㆍ여당이 깊이 검토해 보기 바란다. 지금은 국민모두가 고통을 분담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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